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도쿄=전선익 특파원】일본 정부가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음주운전 사망 사고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미군 사령부는 후속 조치로 오키나와 미군부대에 금주령과 함께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20일 마이니치신문과 NHK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국 해병대원이 일으킨 음주 운전 사망 사고에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NHK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9일 오전 5시 25분 오키나와 나하시 국도 58호 교차점에서 일어났다.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국 해병대 소속 니콜라스 제임스 맥클레인(21세) 상병이 2톤 트럭으로 60대 일본인이 운전하는 경트럭을 들이 받은 것이다. 사고 후 일본인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제임스 맥클레인 상병은 만취한 상태였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제한 수준보다 3배 높게 나왔다.
스가 관방장관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운전자의 명복을 빌면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유사한 사고가 났음에도 꾸준히 문제를 야기하는 미군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재발 방지와 군기 시정 등을 철저히 기하도록 요청했다.
주일 미군의 트럭에 치인 일본인 차량의 모습 /사진=NHK 캡쳐화면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주일 미군 사령부는 이날 주일미군 기지 내외에서 알코올 구입과 음주를 금하는 금주령과 함께 기지와 주거 지역 외에 외출을 금하는 외출금지령을 동시에 내렸다.
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일본에 주둔하는 미 병사는 일본 방위에 기여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일이 꾸준히 발생한다면 임무수행이 곤란해진다”며 “무기한 금주령과 외출금지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주일미군에 의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군 해병대 군속 케네스 프랭클린 신자토(33세)가 일본인 여성을 성폭행 한 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연이어 미 해군 소속 군인의 음주 운전으로 일본인 2명이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오키나와 일본인 여성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요구해 더욱 화제가 됐다.
당시에도 주일 미 해군은 전 병사를 대상으로 전면 금주령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주일미군의 대처가 주한미군의 조치와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다. 주한 미군들도 음주운전 사고를 내지만 미군 측이 한국에서는 일본에서와 같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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