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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도발 '후폭풍'] "北 전쟁 나면 완전히 파괴… 中, 대북 원유공급 중단해야"

美 대북 초강경모드 전환.. 헤일리 美 유엔 대사 "회원국, 北 외교 단절해야"
"김정은은 병든 강아지" 트럼프, 말폭탄 전쟁 재개.. 고강도 추가 대북제재 시사

[북한 미사일 도발 '후폭풍'] "北 전쟁 나면 완전히 파괴… 中, 대북 원유공급 중단해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11월 29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중간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부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북한이 75일 만에 역대 최대 비행거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하자 미국의 대북기조가 다시 초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29일(현지시간) 대북 추가제재를 예고하는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정권의 생명줄인 원유 금수조치를 취할 것을 직접 요청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병든 강아지'에 비유하며 '말폭탄 전쟁'을 재개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 정권에 '완전 파괴'라는 노골적 경고과 함께 북한과 외교단절, 북한의 유엔회원 제한 등을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

■헤일리 "트럼프, 시진핑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

북한이 '화성-15형' ICBM을 발사한 다음 날인 11월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사국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다. 모든 이사국이 돌아가면서 대북규탄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별도의 성명은 채택되지 않았다.

미국은 대북 원유 금수조치를 중국 측에 압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 측은 제재보다는 대화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주요 원유공급원인 중국은 지난 2003년 원유공급을 중단했고, 곧이어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핵.미사일 도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동력은 원유"라며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 무역의 90%와 유류 공급의 30%를 각각 차단했지만 원유는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국제적 왕따'라고 지칭하면서 원유 금수는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기 위한 중추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시 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 '유류공급 30% 차단'을 비롯한 대북결의안 2375호를 채택했다.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원유공급은 현행 수준에서 동결된 상태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도 촉구했다. 그는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과의 외교.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투표권 등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실수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보다는 대화를 강조하며 미국과 입장차를 보였다.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현재의 '중대한' 상황에서 모든 당사국이 자제력을 행사하고, 유엔 제재를 이행하며 대화와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와 함께 12월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군사훈련이 현재의 일촉즉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김정은에 '병든 강아지' 조롱…추가제재 예고

미국은 별도의 고강도 추가 대북제재를 시사했다. 대북 해상봉쇄나 원유공급 전면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 카드가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핵도발 포기와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이 같은 통화 사실을 전하며 "오늘 북한에 대한 주요 추가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며 "이 상황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조롱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후 미주리주에서 열린 세제개편안 연설 도중 세제개편안이 미국 경제를 위한 '로켓 연료'라고 말하면서 갑자기 김정은을 정신병자라는 의미의 '병든 강아지'라고 불렀다. '미치광이' '꼬마 로켓맨'에 이은 말폭탄이다.


추가 대북제재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제재의 초점이 '추가 금융기관들'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옵션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우리는 매일 계속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새로운 차원의 해상수송 차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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