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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이어 K-ICS 도입도 1년 연기 가능성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보험업신국제회계기준) 도입을 1년 연기하면서 금융당국이 당초 오는 2021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1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IFRS17과 K-ICS 도입 시기가 2022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국, K-ICS 도입 연기 논의
1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된 만큼 K-ICS 도입도 1년 연기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IFRS17과 K-ICS를 2021년에 동시에 도입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된 만큼 K-ICS 도입도 1년 연기할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CS는 자산과 부채를 기존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해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는 자기자본제도다. K-ICS는 회계제도인 IFRS17과 연동해야 하는 만큼 2022년 도입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K-ICS 도입이 1년 미뤄진다 해도 K-ICS 규정화와 규준 제정 작업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K-ICS 1.0버전을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모든 보험사는 지난 7월까지 계량영향평가(QIS)를 진행, 결과를 금융당국에 전달한 상태다. 현재 금감원에서 준비 중인 K-ICS 2.0버전은 내년 초 공개된다. 금감원은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산출방식과 위험 수준 등을 수정한 뒤 단계적 도입방안을 함께 담아 새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회계제도(IFRS17)가 바뀐 뒤에 자기자본 규제(K-ICS)가 바뀌어야 적용이 용이하다"면서 "업계 입장에선 K-ICS 도입도 1년 연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 자본조달 잰걸음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됐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해야 한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부채 규모가 커져 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됐지만 지급여력 기준을 강화하는 등 사전 위험관리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선 상태다. 한화손해보험은 메리츠화재는 각각 10월에 3500억원 규모, 4월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신한생명은 6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3912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동양생명과 KDB생명은 9월에 각각 1000억원, 2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요건을 완화하면서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한화생명과 KDB생명이 10억 달러와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현대해상과 한화손보는 5000억원과 19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교보생명도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확충을 추진했지만 금리 인상으로 발행 계획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년 연기로 시간은 벌었지만 국내 보험사가 또 다시 연기를 요청할 명분도 없어 남은 기간 충실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