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에서 85 중량 % 인산 용액에 가열된 고분자막. 맨오른쪽이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막으로 용해되지 않았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원에서 수소전기차에 쓰이는 연료전지 핵심소재를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국산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헨켄스마이어 디억 박사팀은 '고온형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HT-PEMFC)'의 핵심소재인 전해질막의 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KIST 헨켄스마이어 디억 박사는 "고온용 고분자 전해질막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이나 기술적 장벽이 높아 현재는 소수의 국가에서만 생산 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억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전해질막의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100℃ 이하의 온도에서 작동되는 저온형과 160~180℃의 온도에서 작동되는 고온형으로 나뉜다. 이중 고온형 연료전지는 작동 시 발생되는 열을 그냥 버리지 않고, 메탄올과 같은 연료를 수소로 변환시키는 공정에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를 다시 연료전지 에너지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운반, 보관, 취급이 쉬운 메탄올은 수소변환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이러한 메탄올 개질기와 결합된 고온 연료전지는 발전기에 사용하면 기존의 디젤 발전기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65%가량 줄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고온형 연료전지가 널리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높은 전력밀도와 긴 내구성이 필요하다. 보통 고온형 연료전지에는 이온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인산이 첨가된 폴리벤즈이미다졸(PBI)계 전해질막이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의 폴리벤즈이미다졸계 분리막은 연료전지가 작동되는 고온에서 인산에 용해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KIST 연구진은 고분자막의 안정성과 전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설폰산기를 폴리벤즈이미다졸에 부착시킨 후 열을 가해, 고온에서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고분자막을 만들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분리막은 160℃의 인산에서도 용해되지 않았으며, 기존의 다른 분리막보다 44% 더 높은 전도성과 전력밀도를 보였다. 또한 시간에 따른 전압감소도 63% 더 낮아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된 KIST 주요사업과 덴마크 혁신 기금, 한국 녹색 기술 센터가 지원한 KD 연료전지 프로젝트로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멤브레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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