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 >

[fn마켓워치] 아시아나항공 매각, 애경-현대산업개발 '2파전'

본입찰에 이변없이 3곳 숏리스트 참여

[fn마켓워치] 아시아나항공 매각, 애경-현대산업개발 '2파전'

[파이낸셜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애경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KCGI-뱅커스트릿PE도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채권단이 인수 조건으로 내건 전략적투자자(SI)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경 컨소시엄엔 한국투자증권이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양측은 모두 자금 조달 능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항공기 운용리스 계약 및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를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도 우려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직접 입찰자들을 방문해 본입찰 서류를 받았다.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한국투자증권,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KCGI-뱅커스트릿PE 등 3곳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이다.

IB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규모를 1조5000억~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주 인수대금(4500억원)과 신주 발행액(80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과 자회사 가치를 반영한 금액이다.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애경그룹의 지분 출자, 스톤브릿지캐피탈의 4000억~8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조성, 한국투자증권의 최소 5000억원 이상 인수금융으로 자금 조달이 예상된다. IB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대부분 차입에 의존하는 만큼 구주 인수대금을 낮게 적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펀드 결성에 성공해야 하는 점도 난관이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은 “항공업은 자본력이 충분하다고 경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실제로 글로벌 항공 산업 주요 인수합병(M&A)은 대부분 항공사끼리 이뤄졌다”고 밝혔다.

만약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회사 등을 포함해 16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상반기 각 사의 여객통계를 기초로 각 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국제선 45%, 국내선 48%로 국내 최대 항공그룹이 된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미래에셋대우가 과감한 베팅금액을 제안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현금을 오랜 기간 쌓아올려 보유 현금이 충분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은 1조6000억원을 넘어선다.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역시 비슷한 규모다. HDC 컨소시엄은 양사 모두 자금 조달 능력이 뛰어난 데다 HDC그룹이 보유한 면세점,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호텔네트워크 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기업 인수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HDC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창업자 등 오너의 인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후문이다.

KCGI와 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은 자금력과 인수 의지는 크지만,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원하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SI)는 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뱅커스트릿PE 고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LOI)를 낼 당시와 달라진 것이 없다.
그간 쌓아온 네크워크를 통해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가 가능한 국내외 파트너들을 투자자(LP)로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이들 컨소시엄 LP들의 면면은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물류·항공기 관련 금융·IT·건설등 다양한 업종의 투자자들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산업은 향후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달까지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