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비판 리뷰 달자 "내가 너네 집 알아" 협박당한 고객
"절대 여기서 주문하지마" 악의적 비방에 점주들 '몸살'
/사진=뉴스1
#. 배달어플을 통해 김치찜을 주문한 A씨는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자 비판성 리뷰를 남겼다. "2만원짜리 김치찜이 맞느냐" "음식을 모두 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A씨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음식점 점주였다. 점주는 "왜 그렇게 리뷰를 쓰냐"며 "내가 당신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고 위협했다. A씨는 화가 나면서도 자신이 '진상 손님'이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최근 배달어플 리뷰를 둘러싸고 고객과 점주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식을 주문한 뒤 남기는 리뷰의 '온도차'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고객은 비용을 지불한 음식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할 권리를 갖고 있다. 음식이 만족스럽다면 높은 평점을 매기고 다른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판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리뷰에는 "맛이 없다" "여기서 주문하지 마라" 등의 반응이 드물지 않다. 이는 고객 사이에서 음식점을 고르는 지표로 통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올라오는 리뷰에 매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점주 입장에서는 리뷰에 민감할수 밖에 없다. 리뷰마다 일일이 답변을 달고 관리하는 점주도 상당수다. 이 과정에서 점주가 화를 내며 고객에게 욕설하는 일도 벌어진다.
지난해 한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점주는 별점 한 개를 부여한 고객에게 "다음 생에는 제발 인간적으로 태어나라" "가정에 저주가 함께 하길" 등 비하하는 댓글을 달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프랜차이즈의 본사는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을 한동안 이어졌다.
점주의 비하성 발언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점주의 부적절한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그 심정은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악의적인 비방만 일삼는 '진상 손님'이 적지 않고 이로부터 자영업자를 보호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정모씨(35)는 "합리적인 비판은 수긍할 수 있지만 무차별적인 악플은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이런 악플 때문에 매출이 줄면 억울하다 못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배달을 하는 음식점이라면 한 번씩은 마음고생 해봤을 것"이라며 "자영업자를 보호해 줄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달어플 관계자는 "불법·허위 리뷰에 대해서는 어플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음식에 대한 평가는 개발사 측에서 개입하기 어렵다"며 "점주들께는 직접 대처하지 말고 고객센터에 문의하라고 교육하는 정도"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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