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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정지궤도위성은 제자리에 서있다?

[fn팩트체크]'정지궤도위성은 제자리에 서있다?
[파이낸셜뉴스] 정지궤도위성은 우주공간에서 정지해있는 게 맞을까. 정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정지궤도위성은 어떻게 우주공간에서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것처럼 보일까.

우리나라가 지난 19일 '천리안2B호'를 쏘아 올리면서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위성은 해양·환경관측 정지궤도위성으로 다른 저궤도위성과 달리 24시간 적도 상공에 머물러 한반도와 주변 해양·대기를 관측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정지궤도위성은 고도 3만6000㎞의 적도 상공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와 위성이 지구를 도는 공전 속도가 같다. 이를 두고 하늘 한 곳에 머물러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저궤도위성의 경우 보통 500~1000㎞ 상공에서 지구 자전속도보다 더 빨리 돌아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분 정도, 하루에 14~15번을 돈다.

두 종류의 위성은 시간 해상도와 지상 해상도 차이가 있다. 시간해상도란 특정 지역에 대해 얼마나 자주 영상 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저궤도위성은 같은 곳을 계속 주시할 수 없어 정지궤도위성보다 시간해상도가 낮다. 지상해상도는 지표 형상을 얼마나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위성의 고도가 낮을수록 해상도가 높아 저궤도위성이 유리하다. 똑같은 성능의 렌즈로 관측했을때 저궤도위성이 정지궤도위성보다 50~60배 높다.

정지궤도위성은 적도 위의 일정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어 위성간의 주파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이를 위해 궤도를 할당하고 있는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위성 간 최소간격은 2도, 총 180개의 위성만이 들어갈 수 있으나 유럽 상공에는 상대적으로 정지궤도위성들이 밀집돼 0.1도 간격으로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정지궤도위성은 무게의 절반 이상이 엔진연료가 차지한다. 이번에 쏘아올린 천리안2B호의 경우 무게가 3.4t인데 이중 연료로 쓰이는 모노메틸하이드라진과 산화질소가 약 2t이다.

위성은 발사 후 고도 251㎞인 전이궤도에 진입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탑재체연구부 용상순 책임연구원은 20일 "전이궤도에서 길죽한 타원을 그리며 2주 동안 표류궤도를 거쳐 최종 정지궤도로 갈때까지 약 1.3t 이상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전체연료의 67%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은 연료로 10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저궤도위성은 추진체의 무게가 10% 정도만 차지한다. 위성의 무게도 가볍고 고도가 낮아 궤도 진입에 많은 연료를 소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정지궤도위성은 80~90%정도가 방송통신위성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천리안 2A호와 2B호를 만들면서 기본적인 설계 기술을 확보한 만큼 통신위성이나 항법위성인 KPS 등도 기획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정부는 2022년까지 6기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재난통신용 정지궤도위성을 준비하고 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재난, 해양 통신용 정지궤도위성으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으로 통과될 경우 2021년 개발에 착수해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