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연구팀, 기억 형성과정 단서 찾아
한국뇌연구원 이계주(왼쪽) 책임연구원, 김윤주 연구원이 해마 신경회로의 3차원 재구성 영상을 설명하고 있다. 뇌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뇌연구원(KBRI)은 이계주·김윤주 박사팀이 국제공동 연구를 통해 신경 단백질(MAP2)의 새로운 시냅스 강화 기능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인류의 오랜 숙원인 '기억은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 되는가'에 대한 해답에 한 발짝 다가감으로써, 향후 치매 등 기억 관련 질환에 응용 가능한 기초 정보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연구원 이계주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자폐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 시냅스 손상성 뇌질환 연구에 중요한 원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제까지 수상돌기 표지단백질로만 알려졌던 MAP2가 시냅스 강화를 유도하는 과정에도 참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억 형성에 관여할 가능성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우리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라는 연접부위를 통해 소통하한다. 시냅스는 평생에 걸쳐 새롭게 형성, 유지되고 소멸하면서 뇌의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를 시냅스 가소성이라 한다.
장기강화는 대표적 시냅스 가소성 현상으로, 반복적 자극에 의해 시냅스의 크기와 활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시냅스 크기와 활성의 증가를 곧 정보 저장의 원리로 보기 때문에, 장기강화는 학습과 기억을 설명하는 중요한 세포학적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자 수준의 정확한 신호전달 원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연구팀은 성숙한 신경세포에서 장기강화를 유도하는데 'MAP2 단백질'이 필수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MAP2 단백질은 주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며, 수상돌기의 성장에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의 해마 신경회로에서 MAP2 단백질이 결핍되면 장기강화 현상이 유도되지 않는 것을 전기신호 측정, 영상분석 등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연구기법을 통해 밝혀냈다.
또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에 위치하는 MAP2가 장기강화 자극 시 시냅스로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실시간 세포관찰 현미경, 전자현미경으로 발견했다. 이때, 시냅스의 활성 향상에 중요한 AMPA 수용체의 수가 많아지고, 수상돌기 가시의 크기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계주 박사는 "MAP2의 시냅스 이동 현상이 인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후속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미국실험생물학학회연합회지(FASEB)'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 신진연구자지원 과제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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