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당정협의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지도력의 부재다." "너무 느리다"
아베 내각을 향한 일본 국민들의 불만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내각 지지율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재집권(2012년 12월)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계열사인 TV도쿄와 실시한 여론조사(지난 5~7일 실시)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38%로 직전 조사인 지난 5월(안보 법제 개편 추진 당시)보다 11%포인트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기준으로는 아베 내각 출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 2015년 7월(38%)과 동률이다. 니혼게이자이조사는 그나마 여타 여론조사 보다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조사에선 각각 27%, 29%를 기록했으며, 아베 정권과 가까운 매체로 불리는 산케이신문 조사에서는 36.4%를 나타냈다.
이번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 11%포인트란 지지율 낙폭은 지난 2018년 모리토모 학원 등 사학스캔들 당시(14%포인트 하락)에 이어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래 두 번째로 큰 것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이른바 비지지층은 51%로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내각 비판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많아진 것은 올해 2월에 이어 약 4개월 만이다. 연령이 높을 수록 비지지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60대가 66%로 가장 많았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 중 30%가 '지도력 부재'를 이유로 꼽았다. 아베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반응은 지난달(35%)보다는 줄었으나 올해 1∼3월 조사에서 10%대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많다.
여기에 1인당 10만엔 현금급부 정책 역시 지급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늦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의료체제 정비를 꼽은 이들이 33%로 가장 많았고 검사 체제 확충이 22%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긴급사태 와중에 내기 마작을 해 파문을 일으킨 구로카와 히로무 전 도쿄고검 검사장을 정식으로 징계하지 않고 경고의 일종인 '훈고'(訓告) 처분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62%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36%로 가장 높았고 입헌민주당이 9%로 뒤를 이었다.
한편 차리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각각 26%로 1위를 기록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23%로 1위를 차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