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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50% 넘은 바이든…트럼프와 정반대 전략

지지율 50% 넘은 바이든…트럼프와 정반대 전략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5월 25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부통령이 연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동안 존재감이 부족하고 열성지지자들도 적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꾸준함과 안정감을 무기로 지지율 50%를 돌파했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에서 영상 추도사를 통해 "인종차별은 조직적인 학대"라며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엔 플로이드의 유족을 직접 만나 1시간 넘게 위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장례식이 한창 생중계되던 이날 오후 트윗을 통해 흑인 출신으로는 첫 참모총장 자리에 오른 찰스 브라운 미 공군참모총장 지명자의 상원 인준 소식을 알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고 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출신 공군 참모총장 인준을 자랑하기 위해 트윗을 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여러 건의 트윗을 올렸으나 플로이드의 이름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를 추모하거나 애도하는 글도 없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각을 세우며 인종차별 문제 철폐 의지를 재확인, 통합의 리더십 부각에 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 수호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역 군대까지 동원한 강경 대응에 방점을 뒀다.

얼마 전까지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내 일각에서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우려를 샀다. 코로나19로 선거운동 일정이 전부 취소돼 존재감을 드러낼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브리핑에 나서며 경제 정상화를 강조할 때도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를 강조하며 10주 가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말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강렬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며 본격 행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 마스크'를 고수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목소리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바이든은 자신을 안정적이고 인정 많은 리더로 내세우며 미국의 최고 치유자(healer-in-chief)가 되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현시점에선 미국민들이 바이든의 전략에 응답한 것처럼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한번도 넘지 못한 수치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