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지난 2016년 4월 범죄 증거물로 압수된 고래고기 27t 중 30억 원 상당에 이르는 21t을 울산지검 A검사가 불법 고래고기 유통업자들에게 되돌려주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3년만에 해당 검사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사진은 당시 울산수협 냉동창고에 보관됐던 고래고기의 모습.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지방경찰청은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된 A검사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건에서 전관예우 의혹을 받았던 울산지검 검사 출신 변호사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3년 전 검경 수사권 갈등의 핵심 사건으로 전국적 관심을 받았지만 수사권 없는 경찰의 한계만 확인한 셈이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지난 2016년 4월 범죄 증거물로 압수된 고래고기 27t 중 30억 원 상당에 이르는 21t을 울산지검 A검사가 불법 고래고기 유통업자들에게 되돌려주면서 불거졌다. 이어 해양환경단체가 이듬해 9월 해당 검사를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수사를 맡았던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래고기 불법 포획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고래 DNA 분석 이전에 검찰이 유통업자에게 되돌려 준 것이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압수된 고래고기를 돌려받기 위해 검찰에 허위 유통증명서를 제출한 사실과 이 과정에서 거액을 주고 울산지검에서 해양, 환경 분야를 담당했던 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진술과 정황도 확보해 수사를 벌였다.
변호사가 유통업자들로부터 2억 원 상당의 수임료를 받고도 4700여만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수사 대상인 A검사가 경찰 소환에 불응하고 해외연수를 떠나고, 또 전관예우 의혹을 받았던 변호사에 대한 통신기록과 계좌 추적에 필요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에 의해 기각되면서 경찰 수사는 난관에 부딪혔고 경찰 수사의 한계만 드러났다.
이후 사건은 지지부진하다가 1년 뒤인 2018년 12월 A검사가 귀국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 했으나 A검사가 경찰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합법적으로 고래고기를 돌려줬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서면으로 두 차례 제출하면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다만 이 사건이 검경 수사권 조정, 피의사실공표, 현 정부의 검찰개혁 등에서 주요 사례로 언급되는 만큼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후보 사건으로 재조명될 여지는 남아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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