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지원단체 입장문 "서울시조사단 진상규명 못할 것"
/사진=뉴스1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서울시가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발표한 민관합동조사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A씨 측은 박 전시장의 '기쁨조' 같은 역할을 요구 받았다며, 비서실 근무가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단체는 16일 오후 입장문을 틍해 "서울시가 지난 15일 내놓은 대책을 통해서는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은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증거보전 및 수사 자료를 확보해야한다"며 고 지적했다.
이들은 A씨가 박 시장의 '기쁨조' 같은 역할을 요구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서울시가 '기쁨조'와 같은 역할을 사전에 요청했다"면서 "시장의 '기분 좋음'은 상식적인 업무 수행이 아닌 여성 직원의 왜곡된 성역할 수행으로 달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 성차별이며, 성폭력 발생과 성 역할 수행에 대한 조장, 방조, 묵인, 요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를 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은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 줘야했다"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속옷을 벗어두면 운동복과 함께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자는데 시장의 낮잠을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의 일"이라며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지만,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이를 요구당했다"고 전했다.
A씨 측은 비서실 근무가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시장실과 비서실은 일상적인 성차별로, 성희롱 및 성추행 등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 환경이었다"며 "서울시가 '말할 수 없었던' 피해와 노동권 침해, 성차별적 성역할과 성폭력 등에 대해 어떻게 조사하고 개선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A씨 측은 논란이 일고 있는 '피해호소인' 표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서울시, 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부 등 책임있는 기관은 피해에 통감하고 진상규명 필요를 말하면서도 그동안 말해지지 않았던 경험과 고통을 말하는 '피해자'에 대해 '피해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며 유보적, 조건적 상태로 규정하고 가두는 이중적인 태도를 멈추라"고 지적했다.
또 "차별적 성폭력에 대한 고발에 대해, 이를 불가지 상태로 보고 판단을 보류하는 퇴행적 대응을 중단하고, 적극적인 성폭력 문제해결과 성폭력적 문화 개선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관계자’들은 언론에 피해자에 대한 일방적인 코멘트를 중단하고, 언론 인터뷰시 전 현직 직급과 부서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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