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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광훈 집회 방조" 野 책임론…통합 "우리가 뭘 했다고"

민주 "전광훈 집회 방조" 野 책임론…통합 "우리가 뭘 했다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민주 "전광훈 집회 방조" 野 책임론…통합 "우리가 뭘 했다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김정률 기자,정윤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됐던 8·15 광화문 집회를 미래통합당이 사실상 방조했다며, 통합당과 집회 참가를 독려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런 여당의 공세에 통합당은 모처럼 바람을 탄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잘못된 집회"라며 우선 선긋기에 나섰지만 '통합당=전광훈'이라는 프레임(틀)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김태년 "특정 교회의 반사회적 행위 자행…국기 문란 범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광훈 목사는 방역을 방해하고 코로나19를 확산시킨 법적·도덕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은 8·15 집회 강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특정 교회의 반사회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반사회적 행위는 종교적 자유의 이름으로 용납이 안된다"며 전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역학 조사를 방해한 것은 국가 방역에 대한 도전이고, 국기를 문란한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큰 비극은 법과 윤리가 극단적인 교회에 의해 테러당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통합당을 향해선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에 대한 통합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 전 목사를 비호한 당내 인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전 목사와 (교회) 방문자 등 대규모 감염이 확인된 시설의 신속한 역학조사와 전수조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교회는 조치 즉시 이행하고 정부는 명단 확보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 현시점에서 방역조치 불응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통합당을 향해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에 확인할 것인지 계속 방치할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민과 안전을 지키는 정당인지 지켜보겠다"고 엄포를 놨다.

설훈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집회를 한다는 건 코로나 폭탄을 터뜨린 거나 마찬가지"라며 "통합당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수수방관 정도가 아니고 오히려 독려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특히 방역당국의 경고와 만류에도 반정부투쟁의 수단으로 종교를 앞세워 극한투쟁을 선동한 광화문 집회는 대규모 감염 확산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불법의 온상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집회와 야당이 무슨 관련"·주호영 "광화문 집회는 잘못" 선긋기 나서

그러나 통합당은 민주당이 전 목사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는 등 '전광훈=통합당'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는 데 대해 불편한 모양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광복절 집회하고 야당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여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여당이 전 목사를 고리로 통합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전 목사와 통합당은 '별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도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광화문 집회에 대해 "서울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계속 늘어나는데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집회 자체를 비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비판했다는 메시지는 달리 봐야 할 것"이라며 "방역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은 전체를 균형 있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이 된 것인데 (여당은) 야당에 책임을 지운다"며 "코로나19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제발 나쁜 시도는 버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좀 더 강력한 금지령과 함께 결별 의지를 보였다면 전 목사와 완전히 '결별'할 수도 있었지만 모호한 입장이 오히려 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통합하기 전 전 목사와 집회를 함께했던 황교안 전 대표의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며 "오죽하면 전 목사를 구속하라고 얘기했겠냐"고 했다.

하 의원은 "황 대표는 선거를 통해 징계를 받았고, 그 이유 중 하나가 보수개혁보다는 목소리가 큰 극단적인 세력과 무원칙하게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입장을 말하고, 통합당이 중원으로 가기 위해서 (전 목사 등과) 명백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