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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이 전하는 뇌신호로 왼손·오른손잡이 알아낸다

DGIST, 향후 경도인지장애, 자폐 등 인지 증강 치료에도 활용 가능

촉각이 전하는 뇌신호로 왼손·오른손잡이 알아낸다
왼쪽 뇌 사진을 보면 동일한 수동촉각 자극에 대해 왼손은 좌우 반구 대칭성이 높아 뇌 활성화 단면이 넓은 반면, 오른쪽 사진에는 오른손이 감각운동피질의 대뇌 좌우 반구 대칭성이 낮아 뇌 활성화 단면이 좁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단순히 수동촉각만으로도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뇌신호로 구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증강현실에서 필수적인 촉감제시장치를 뇌신호와 연결한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능형로봇연구부 안진웅 책임연구원팀이 왼손과 오른손에 수동적으로 전달되는 촉각을 인지하는 뇌의 부위가 서로 다른 것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자폐 등 인지 증강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31명의 오른손잡이로 추정되는 피험자들 양손의 집게손가락에 각각 매우 빠른 진동을 짧게(2초) 여러 번(10회) 주고 뇌 활성화 부위를 촬영했다. 그 결과 오른손 집게손가락에 자극을 주자 좌뇌가 주로 활성화됐지만, 왼손 집게손가락에 자극을 주자 좌뇌와 우뇌에 걸쳐 넓고 고른 활성화가 나타났다.

안진웅 책임연구원은 "손잡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1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촉감을 이용해 컴퓨터로 상호 작용을 제어하는 햅틱스기술은 증강현실 기술개발과 함께 3년 이내 상용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판에 지난 7일 게재됐다.

한편, 세계 인구의 약 10%만이 왼손잡이로 추정된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에딘버러 손잡이 평가법(EHI)'처럼 주관적 설문으로 구성된 정성적 평가법이 대표적 방법이다. 연구진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객관적으로 구분·관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모색하고자 이 연구를 진행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