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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초격차 승부수...3만명 고용효과, 기소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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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초격차 승부수...3만명 고용효과, 기소시 발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첫번째)이 지난해 8월 평택2라인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평택 2라인은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르면 이번주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의 기소여부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미래를 향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삼성이 발표한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의 일환으로 평택 2라인에도 총 30조원의 투자가 진행돼 약 3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재용, 초격차 전략 빛본다
평택 1라인에 이어 2라인에도 총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로 직접 고용 인력은 약 4000명, 협력사 인력과 건설인력을 포함하면 약 3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재계에선 오너의 결단력이 없다면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되는 초대형 인수합병이나 투자는 모두 총수의 확고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며 "반도체는 라인 하나 깔때 마다 조단위의 투자가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오너만이 결정을 내릴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택 2라인에선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 LPDDR5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EUV 공정은 이 부회장이 그동안 특히 애정을 가지고 챙겨온 분야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용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EUV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한 것도,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이 부회장의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게 재계의 평가다.

올해 5월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6월에는 첨단 V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착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평택 EUV 파운드리 라인' 구축 결정 당시 DS부문 경영진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최근 IBM의 차세대 서버용 프로세서를 수주하는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지금까지의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 들고 있다.

■이번주 기소여부 최대 고비
하지만 가장 우려스런 점은 이 부회장을 정조준한 검찰의 기소 압박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이번 중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류를 종합해 볼때 검찰이 사실상 기소 결정을 내린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기소되고 또다시 재판 정국에 휘말리게 되면 지금까지 유지해온 초격차 전략에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재판이 시작되면 최소 5년 이상 법정 싸움이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해외 주요 매체들도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현재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경쟁력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라고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이 부회장 공백시 인수합병(M&A)과 같은 전략적 투자 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 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검찰의 수사가 삼성의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 했으며, 일본 니케이는 사법 리스크가 삼성의 중장기 전략 수립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도 지난해 8월 삼성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 없이는 전략적 의사결정과 대규모 인수합병이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한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자들도 삼성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주춤거린다면 범국가적 육성사업인 시스템반도체 경쟁력도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