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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삼성 '경영공백' 현실화..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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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삼성 '경영공백' 현실화..사면초가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으로 검찰에 기소 당하면서, '경영공백' 우려가 현실이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의지로 지금까지 밀어부쳐온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올스톱 되면서, 국가 경쟁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커졌다.

1일 삼성전자와 재계등에 따르면 검찰의 이번 기소로 최소 5년 이상의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 했던 사건인 만큼, 법정에서 다툴 여지가 크기 때문에 재판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높다.

삼성측은 검찰이 기소를 감행할 것이라는 기류를 감지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사실로 드러나자 패닉상태에 빠졌다. 장기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경영시계가 어두운데, 총수의 경영공백이라는 펀치까지 얻어맞자 망연자실한 상태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총수가 수년간의 재판에 휘말릴 경우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4월7일 시작된 국정농단 재판 당시, 1심 부터 파기환송심까지 총 74번 재판에 참석했다. 한번 재판때 마다 평균 9시간 정도가 소요됐기 때문에, 산술적인 계산으로 700시간 가까이를 재판장에서 보냈다.

재계 관계자는 "구속 상황은 면했지만, 총수가 재판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경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이 일상적인 기업 운영을 맡는 것은 가능하지만, 수십조원 들어가는 전략적인 결정은 오너가 아니면 할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부근 전 삼성전자 고문은 지난 2017년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IFA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써 사업구조 재편이나 대형 인수합병(M&A) 결정 등을 내리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고충을 토로 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의 이번 기소로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진 국가 경제 회복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사실상의 경영공백 사태가 삼성의 투자를 주춤거리게할 우려가 커져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경제활성화를 위해 180조원 투자, 4만명 직고용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올 연말까지 목표를 초과 달성할 예정이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