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렬 검찰총장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인사권·감찰권 행사를 반기를 든 일선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3일 만에 27만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20만명 동의 충족에 따라 청와대는 곧 입장을 내놔야 한다. 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가운데,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2일 오전 7시 기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란 제목의 게시 글은 27만명 넘는 동의를 기록했다. 전체 추천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1일 오후 8시 30분 기준 21만명이 동의했는데, 지난달 30일 게시판에 올라온 지 이틀 만에 기록한 성과다. 동의 증가세로 가파르다. 1일 오전 15만명이 동의했고, 반나절 사이에 10만여명이 추가로 동의를 표시하며 지지를 받고 있다.
청원인은 “정치인 검찰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며 “감찰 중 대전을 방문해 정치하고, 그를 추종하는 정치검사들이 언론을 이용해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여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검찰이 이제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규정하며 “자성의 목소리 없이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 달라. 그것이 검찰개혁의 시작”이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커밍아웃 검사’는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비롯해 이 검사에게 지지 의사를 표시한 검사를 의미한다.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권 행사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검사는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추 장관이 이에 응수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이 검사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며 추 장관의 '커밍아웃 검사' 표현에 대해 성토했다.
최 검사는 “저도 이환우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은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검사들 역시 최 검사 글에‘'나도 커밍아웃한다’는 200개 넘는 댓글을 달았다.
이제 이목은 청와대의 입으로 쏠리게 됐다. 이 내용에 따라 정부와 검찰 간 대립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하고 있다.
2일 오전 8시 기준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 청원 동의 현황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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