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구원, 1억℃ 초고온 플라즈마 20초간 유지 성공
2025년엔 핵융합에너지 생산 가능하도록 300초 유지 목표
KSTAR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로 이번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이상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핵융합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핵융합 연구진이 하늘아래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또 한번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하면서 세계 최고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윤시우 KSTAR연구센터장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를 이용한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이상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향후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STAR센터의 최종 운전 목표는 2025년까지 1억℃ 초고온 플라즈마의 300초 연속운전을 달성하는 것이다. 300초 연속운전은 플라즈마의 불안정을 모두 제어하면서 핵융합장치를 안정적으로 가동해 핵융합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KSTAR는 2018년 최초로 이온온도 1억℃의 플라즈마를 1.5초 가동에 성공한 이후, 매년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세계 최고 운전 기록인 8초를 2배 이상 연장한 성과다.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만들려면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 내부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고 핵을 구성하는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후, 1억℃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순간적으로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냈지만 10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는 다른 장치의 한계와 핵융합로 내 안정적으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운전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시우 센터장은 "이번 KSTAR의 성과는 장시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기술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STAR는 이번 실험에서 지난해 달성한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 중 하나인 내부수송장벽(ITB)모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통해, 기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의 한계를 넘어 장시간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함께 진행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는 "KSTAR 실험 성공으로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융합로 운전 기술 개발에 한 발짝 더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이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진공용기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핵융합연구원 제공
KSTAR는 장치운전을 지난 8월부터 시작해 오는 12월 10일까지 지속해 장시간 운전과 플라즈마 붕괴완화 실험 등 총 110건의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연구진은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실험을 남은 실험기간 동안 진행하면서 추가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한편 핵융합에너지는 199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상용화 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한국은 후발주자였지만 2007년 KSTAR를 완공한 이후 국내 연구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핵융합 선진 7개국으로 구성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상당한 기여를 해오고 있다.
2025년 ITER 완공후 본격적인 실험을 통해 핵융합 상용화에 필요한 공학 기술의 검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후 2040년대 핵융합실증로를 건설하고, 2050년대 핵융합을 이용한 전기생산을 실증하게 되면, 상용로 건설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