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두순 후드티'. 후드티에는 '조두순을 절대 잊지 말자'는 영문 글귀(Never forget Jo Doo-Soon)와 조두순의 얼굴 그림이 프린트 돼 있다.
[파이낸셜뉴스] 지난 12일 성범죄자 조두순(68)의 출소일에 공개된 '조두순 후드티'에 대해 후드티 디자이너 A씨가 "신중을 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 해당 후드티가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년 12월12일은 조두순 출소일이다. 그의 얼굴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후드티를 제작하게 됐다"며 '조두순 후드티' 사진과 판매 링크를 올렸다. 이 후드티에는 'Never forget Jo Doo-Soon'(조두순을 절대 잊지말자)이라는 글과 함께 조두순의 얼굴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다.
A씨는 후드티 제작 취지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언제 어디서나 그의 얼굴과 인상을 기억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안전한 안내판이 될 것이다. 이 사람을 꼭 기억하자"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시민들은 후드티 판매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가장 무섭고 끔찍한 기억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나", "피해자가 이 옷을 보면 힘들겠다는 생각은 없나" 등 비판의 글을 올렸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끔찍한 2차 가해로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디자이너 A씨는 유튜브 채널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사과했다.
그는 "조두순 후드티 판매 글에 대한 해명 영상이다. 저도 그 범죄자가 너무나 쉽게 출소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이디어 제안이 와서 후드티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점을 거론, "이 후드티를 판매하면 수익금을 전액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혹은 한국 성폭력 상담센터에 기부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그려둔 그림이 있어서 합성만 해서 만들어 올린 건데 막상 올리고 난 뒤에는 '조금 더 신중을 가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5분도 안돼 해당 글을 삭제했다.
지금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글은 마치 판매가 되고 있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판매 수익금으로 이익을 보는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게시물이 올라온 잠깐의 시간 동안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께 죄송하고, 더 신중을 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조두순에 대한 분노를 감정적으로 작품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점, 여러 입장에서 깊이 헤아리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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