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6일째에서 멈추게 됐다. 야당의 발언권을 존중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 돌연 태도를 바꾸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수적 열세를 실감하게 됐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오후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북전단살포금지법) 필리버스터 종료를 위한 표결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부터 시작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야당의 비토권을 존중한다고 해놓고 공수처법을 개정하고, 야권 발언권을 존중한다고 해놓고 필리버스터 종결에 나섰다"며 "유례없는 맞불 필리버스터까지 나선 민주당이 사흘 만에 말을 뒤집고 힘으로 야당의 입을 틀어막았다. 신의도 예의도 없는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아무리 다수 의석을 점령했다지만 이렇게 함부로 할 수는 없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기 위해 무당적의 국회의장까지 투표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그 한 표로 중단됐다.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고 야당의 발언을 보장해주는 의장이 맞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서 해당 안건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당초 길게 끌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초선의원 58명 전원이 필리버스터 참가 의지를 밝히면서 대여투쟁에 불씨를 살렸다.
윤희숙 의원은 12시간48분으로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초선의 선전에 힘입어 당이 모처럼 단일대오를 이루는 모습도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말바꾸기로 필리버스터가 중단됐으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핑계 대는데 국민이 180석 준 것도 저렇게 입법독재 하라고 준 것이 아니듯 코로나19로 국민이 건강하게, 안전하게 해달라고했지 누가 제1야당 입을 틀어막으라고 했느냐"라며 "21대 국회 들어서 여당이 야당에 시간이나 여지를 준 적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을 무시해오다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킨다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나 생각했다"며 "야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두니까 일방적으로 입을 막거나 의사봉을 두드릴 수가 없지 않나. 그러니 손바닥 뒤집듯이 중단시키는 것이다.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원하는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쉽게 되겠나. 민주당은 천벌 받을 것"이라며 "권력기관을 개혁하려면 이 정도 반대는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스스로 위안 삼으려고 하는데 딱하다. 비판이 귀에 들어오겠느냐. 두고두고 헌정사에서 계속 거론될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그림자에서 못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영남권 한 초선의원은 "제대로 말도 못하게 하고, 이게 무슨 필리버스터냐. 국회의장은 법안이 상정돼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려고 하니 끊고 표결한다고 하지 않느냐"라며 "깡패집단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얼핏 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싶으면 그야말로 브레이크가 없다.
큰일 낼 사람들이다. 나중에 똑같이 받을 것"이라며 "제도가 무슨 죄가 있겠나. 운영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다. 민주주의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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