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동급생으로부터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폭력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이 피해 학생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는 지난 15일부터 A군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카페 운영진은 이날 공지글에 “A군 어머니와 통화했다.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지만 어렵게 알아낸 연락처로 메시지를 드렸다”며 “어머니께서 ‘지역 주민들이 탄원서를 모아주고 응원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셨다”고 적었다.
이어 “친구들과 뛰어놀고 행복해야 할 A군, 웃으며 꼭 일어날 것”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건 글 쓰는 것뿐이다. 여러분들 마음을 모아 A군이 일어나는 날 ‘밥 먹고 싶다’고 외칠 때 이모, 삼촌들이 밥 한 끼 사주자”고 작은 정성을 부탁했다.
카페 운영자는 계좌번호와 함께 “단 100원이어도 좋다.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A군 어머니께 작은 힘을 드리고 영종 지역이 무서운 곳만은 아니라는 마음을 전달하자는 취지”라며 “입금자명은 성함이 아닌 ‘일어나밥먹자’ 등 응원문구로 해 달라”고 했다. 모금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며 모금 내역은 A군 가족에게 전달되기 전 카페에 공개된다.
이를 본 회원들도 성원을 보내고 있다. 한 회원은 “작은 마음이나마 보탠다”며 “아가, 어서 일어나 맛있는 밥 먹자. 온 마음 다해 너를 위해 기도할게. 이모, 삼촌들이 미안해”라는 댓글을 남겼다.
앞서 고등학생 B군(16)과 C군(16)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37분부터 5시30분 사이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동급생 A군(16)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A군은 2주 넘게 의식불명에 빠져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가해 학생 2명은 중상해 혐의로 구속돼 지난 9일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A군에게 태권도용 헬멧을 씌운 뒤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학생들은 “1라운드당 3분, 총 6라운드를 번갈아 가며 스파링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A군 어머니는 지난 15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에게 문자로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고 연락했다”며 “119 구급대를 부르지도 않고, 아들이 일어나지 않자 물을 뿌리고 찬 바닥에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동의자 수 20만명을 넘어섰다. 17일 오전 9시 기준 27만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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