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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새해 벽두 첫 입법이 중대재해법 처리인가

노동계·재계 이견 평행선
여론몰이식 입법이 문제

[fn사설] 새해 벽두 첫 입법이 중대재해법 처리인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정의당 신년인사회에서 김종철 대표 등 참석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화상
지난해 처리가 무산됐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새해 벽두부터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일 중대재해법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8일 본회의 의결을 목표로 잡았다. 중대재해법 제정안은 중대한 인명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연말 진행된 법사위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의 중재안을 중심으로 여야의 이견이 어느 정도 좁혀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여야는 중대재해의 개념을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는 '중대산업재해'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같은 '중대시민재해'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법 적용기준을 사망자 '1명 이상'인 경우로 정하고, 책임 대상에 지방자치단체장이나 행정기관장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야당의 주장을 수용해 경영 책임자의 범위를 '대표이사'에서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이사'로 넓혔다.

진전이 있었지만 인과관계 추정 조항, 사업장 규모별 적용 시기, 처벌 대상 등 쟁점이 산적해 있다. 노동계 등에선 당초 원안보다 크게 후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 기업에서 산업재해가 잦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한시적 유예' 조치를 내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법무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법 시행 적용을 4년 유예하는 것은 물론 50명 이상~100명 미만 사업장 또한 2년을 유예하는 정부안을 제시했다.

여전히 재계와 노동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정의당과 산업재해 유가족들은 법 제정을 촉구하며 이날 현재 24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재계에서는 경영책임자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처벌규정이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대재해법을 지목하며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기업인을 예비범죄자로 몰아 형사처벌을 강화하면 기업가 정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입법 반대를 분명히 했다. 여야의 견해차도 커 8일 본회의에서 과연 의결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지나친 규제를 가한다는 입법의 맹점이 드러났다.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공중안전 확보를 위한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까지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 통과 일시를 미리 정해놓고 여론몰이식으로 법을 급조하지 않길 바란다. 과잉입법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