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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남 KIC 사장, "자금 위탁 대상 민간으로 확대해야"... "2년 연속 수익률 두자릿수로 자산 200조 달성"[데스크가 만난 사람}

최희남 KIC 사장, "자금 위탁 대상 민간으로 확대해야"... "2년 연속 수익률 두자릿수로 자산 200조 달성"[데스크가 만난 사람}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퇴계로 본사에서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KIC 제공.

최희남 KIC 사장, "자금 위탁 대상 민간으로 확대해야"... "2년 연속 수익률 두자릿수로 자산 200조 달성"[데스크가 만난 사람}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지난 29일 서울 퇴계로 본사에서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KIC 제공.

최희남 KIC 사장, "자금 위탁 대상 민간으로 확대해야"... "2년 연속 수익률 두자릿수로 자산 200조 달성"[데스크가 만난 사람}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퇴계로 본사에서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KIC 제공.


[파이낸셜뉴스]"공직생활 내내 '국제'라는 글자가 붙은 부서에서 일했죠." 지난달 29일 서울 퇴계로 한국투자공사(KIC)에서 만난 최희남 KIC 사장의 인상은 한마디로 '국제적'(?)이었다. 최 사장은 재무관료로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줄곧 '국제'라는 말이 들어간 부서만 돌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국제금융협력국장,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등을 두루 거친 뼈속까지 국제금융통이다. 그는 "과거 재정경제부 시절 국제 관련 부서는 대부분 선망하는 곳이 아니었다"면서 "지금은 국제 관련 부서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중요해져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자타공인 국제금융 전문가답게 우리나라에 굵직한 국제금융 이슈가 터질때마다 전면에 서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그중 외환 위기때 IMF의 구제금융 협상에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이어 지난 2010년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유치에도 크게 기여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에도 관여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정부의 금융협력대사로 임명, 우리나라의 '국제금융허브' 도약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인들은 이를 계기로 그에게 '금융계 청해진 대사' 또는 '금융계 장보고'라는 별칭을 지어줬다. 여기엔 1000여년전 장보고가 '청해진 대사'로서 신라를 국제해상무역의 허브로 만들었듯, 그도 '금융렵력대사'로서 우리나라를 '국제금융허브'로 끌어올리는 중임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녹아있다.

무엇보다 올해 3월 KIC 재임 3년을 맡는 최 사장은 국부펀드의 CEO로서 '국부의 효율적 증대'를 중점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KIC는 지난 2년 연속 두자릿수 수익으로 운용자산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면서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재확산 위기 속에서도 '세계 10대 국부펀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수익 실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부 증대를 위한 차원에서 KIC의 자금운용 범위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KIC의 글로벌 대체투자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공제회 등 민간 기관이 자금을 제공하고 싶어한다"며 "2월 국회에서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을 통해 KIC가 자금운용할 수 있는 기관이 민간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담 = 양형욱 금융부장(부국장)

■"해외 투자경험 살려 민간으로 운용대상 확대해야"
최 사장은 KIC의 숙원사업으로 공제회와 같은 민간으로의 운용 자금 대상 확대를 꼽았다.

그간 KIC는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라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에서 위탁받은 자금을 운용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자체 해외투자 역량으로 KIC에 자금을 출자하지 않았다. 연기금은 대부분 민간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KIC의 해외 대체투자 능력이 국내 최고수준에 오른 만큼 자금 운용 대상을 확대하는 게 국부 증진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막대한 자금의 투자처를 찾지못해 고민에 빠진 공제회 등은 KIC에 자금 운용을 맡기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기기엔 불안하고, 국부펀드에 맡기고 싶은데 제도적 제약이 있어 못하는 상황인 것.

이 같은 시장 요구에 따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국회에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란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KIC는 공제회 자금은 외국계 운용사와 경쟁하는 것이어서, 국내 운용사들이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공제회 자금 중 국내 운용사에 위탁된 것이 아닌 외국계에 맡겨진 해외 대체투자 자금을 위탁받겠다는 것"이라며 "해외 대체투자는 우리가 10년 이상 충분한 노하우를 쌓은 만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운용자산 200조 돌파
최 사장 취임 후 일취월장한 KIC의 운용 능력은 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KIC 투자운용 수익률은 지난 2019년 15.39%, 2020년 13.71%로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이처럼 수익률 상승에 힘입어 KIC 운용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처음으로 200조원(1831억 달러)을 넘어섰다. KIC의 운용자산은 최 사장이 취임한 후 2년여 동안 급증한 게 특징이다.

특히 지난 2019년~2020년 수익액은 47조원(420억달러)였다. 즉, KIC의 전체 누적수익의 60%를 최근 2년새 달성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 사장은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의 목표가 세계 10대 국부펀드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 세계 국부펀드 중 14위에 불과해 운용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며 "KIC가 상위 10대 국부펀드(운용규모 약 3000억달러)로 성장하기 위해 신규 위탁기관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주의 조직 혁신 리더십 효과
그간 KIC의 운용수익이 눈에 띄게 성장한 배경엔 최 사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조직을 성과주의로 바꾸는 일이었다. 특히 그는 인재가 떠나지 않게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성과급을 4배 가량 차이나게 바꿔놨다는 것.

또 자산운용역들은 각각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신의 투자영역에만 매달렸는데, KIC 전체 자산 절대수익의 중요성을 심어줬다.

그는 "취임해서 보니 운용역들이 자기 물건만 잘 팔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코로나19 등 시장상황에 맞게 자산배분으로 회사 전체 절대수익 추구가 중요하다는 의식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ESG 투자도 궤도 올려
최 사장은 지난해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투자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지난 2018년말 스튜어드십코드인 '한국투자공사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마련하면서 책임투자를 기틀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주식, 채권, 대체투자 모든 분야에서 ESG원칙을 투자의 근본으로 세워나가고 있다. 그는 "ESG원칙을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하는지도 평가하고 있으며, ESG 우수 기업을 담은 펀드도 2019년부터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좋다"며 "대체투자도 운용사들이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친환경 건물에 투자했다는 등 내부 가이드에 따라 ESG 원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그는 올해 시장 전망과 관련, "미국 확장재정과 기업수익 증가로 해외증시는 상승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채권시장은 쉽지 않고, 대체자산은 코로나19 이후 수익낼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시장을 전망했다.

정리 =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