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봉송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유명인들 "스케줄 때문에" 그만두겠다
예선전은 61%만 치러진 상태
도쿄올림픽 마크 앞으로 진입금지 도로 표지판에 서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이달 25일부터 121일간 진행될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성화 봉송 주자에서 줄사퇴하고 있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비상이 걸렸다.
90년대 일본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영화 '성월동화'의 주인공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여배우 토키와 다카코는 자신이 주자로 배정된 이시카와현 측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을 밝혔다. 특히, 오는 25일 성화 봉송 출발지인 후쿠시마현은 비상이다. 이 지역에서 성화를 들고 뛸 인기그룹 토키오(TOKIO)와 배우 구보타 마사타카가 최근 주자를 포기한 상황이다. 엔카 가수 이쯔키 히로시, 배우 와타나베 토루,인기 개그만 다무라 아쓰시, 배우 사이토 다쿠미 등이 최근 주자를 포기했다. 15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성화 봉송을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만 최소 15명이다. 다른 주자를 선정할 수는 있으나, 유명인들의 줄사퇴로 흥행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토기와 다카코. 사진/소속사 스타더스트 캡쳐
대부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스케줄상 어렵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도쿄올림픽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 마디로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도쿄의 한 연예기획사 간부는 최근 아사히신문에 "코로나19도 수습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성화 주자를 맡는 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비판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 기획사도 있지 않겠냐"고 추측했다. 성화 봉송시 방역 대책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달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 등도 줄사퇴를 촉발시킨 이유로 지목된다. 성화 봉송은 '무보수'로 교통비도 자비로 부담하도록 돼 있어 갑자기 그만둔다고 해도 위약금은 물지 않는다. 각 지방자치단체나, 조직위로서도 "도리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한편 오는 6월말까지 종료해야 할 올림픽 예선전이 현재까지 전체 종목 중 61%만 치러진 상태로 파악됐다. 세계랭킹으로 결정할 수 있는 테니스 등을 제외하면 대략 25%가 향후 약 3개월 반 내로 대륙 예선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각국의 여행 제한, 입국 규제 등으로 일정이 불투명한 종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