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의 한 도로에서 맥라렌 차량 운전자로부터 막말·욕설을 듣고 보복 운전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맥라렌 차주가 결국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사과했다.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A씨는 지난 13일 오후 7시께 아이 셋과 함께 귀가하던 중 슈퍼카 차량 주인과 시비가 붙었고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맥라렌 차량은 골목길에서 갑자기 빠른 속도로 급정차하며 끼어든 뒤 A씨 차량을 향해 욕설을 했다.
A씨는 "신호가 바뀌어 앞으로 진행하려는 순간 맥라렌 차주가 '똥차가 어디서 끼어드느냐' '사회의 암적인 존재'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을 계속 내뱉었다"며 "선루프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아이들에게 '얘들아, 너희 아버지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고 반복해서 욕설을 퍼붓고 돌아갔다"고 폭로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맥라렌 차주 B씨는 이날 반박 글을 게시했다. B씨는 "제 차량이 빠른 속도로 굉음을 울리며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천천히 진입했다"며 "A 씨가 먼저 욕을 해서 저도 감정조절이 안 돼 같이 욕을 하게 됐다. '애들 있는 거 보고 참고 있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그러니까 거지처럼 사는 거다'라고 말한 게 자극적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명에도 A씨가 당시 CCTV 영상 등을 올리고 재반박에 나섰고, 온라인에서는 B씨의 행동을 질타하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차에서 내려 아이가 탄 차량 선루프에 대고 욕설과 막말을 한 것은 명백한 보복 운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B씨의 행동을 질타하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자 B씨는 사과문을 게시하고 "잘못의 경중에 있어 제 잘못이 많이 크고 잘못된 거라 깨우쳐주셔서 감사하다"며 "어젯밤부터 우리 가족 모두 단 1분도 눈붙이지 않고 제 잘못에 대한 생각, 제 잘못된 처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그런 고의적인 나쁜 생각은 하지 않았고 제가 화난다는 그 짧은 생각 하나로 가족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정말 죄송스럽다"며 "모든 처벌은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A씨는 해운대경찰서를 찾아 협박 등 혐의로 B씨를 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교통사고조사계 아닌 형사계(강력팀)에 배정해 보복 운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