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세 섬유 대량생산 공정 개발
실험실 규모 공정으로도 1시간에 25g 생산
나노 필터 마스크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 기대
대량생산한 PS 나노 섬유로 만든 마스크 필터(오른쪽 상단)와 마스크.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보다 최대 1000분의 1 얇은 실을 솜사탕 만드는 것처럼 원심력을 이용해 대량으로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섬유의 대량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섬유가 하나의 필터에 함유된 복합 필터 제조도 가능하게 해 폭넓은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도현 교수팀이 원심력을 이용해 나노 섬유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각각 1~3개층의 원심방사를 이용해 섬유를 생산한 결과 층이 많을수록 생산량도 비례했다. KAIST 제공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생산해봤다. 그결과 평균적으로 머리카락 100분의 1 두께를 가지는 섬유 생산 속도가 시간당 8~25g으로 증가했다.
이는 기존 전기방사 공정보다 약 300배 더 빠른 속도다. 한시간동안 뽑아낸 나노섬유 25g은 KF94 마스크 필터 20~30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적은 양처럼 보이지만 실험실 규모에서는 같은 시간 대비 아주 많은 생산량이라고 설명했다.
나노섬유 생산량. KAIST 제공
또한 연구진은 생산한 나노 섬유로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마스크 필터는 사용된 섬유의 양에 따라 시중에서 파는 KF80 및 KF94 마스크에 준하는 포집 효율과 차압을 가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원심방사는 전기방사보다 비용면이나 대량생산에 있어 뚜렷한 장점이 있음에도 많이 연구되고 있지 않은 공정으로 알려져 있다. 제1 저자 곽병은 석박사통합과정은 "이번에 고안된 멀티 원심방사 시스템을 산업적 규모로 키우면 나노 필터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용하는 나노 섬유 제조방식은 고전압을 이용해 두께가 가는 섬유를 제조하는 전기방사다. 이때 수십 킬로볼트(kV)의 고전압을 사용해 공정의 안전성이 낮고 설비의 규모 증가가 어렵다. 또 공정 자체가 대량생산에 불리해 실험실 단위에서는 섬유 생산 속도가 시간당 0.01~1g 정도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기방사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심방사에 주목했다. 기존 공정을 발전시켜 방사 디스크를 여러 층으로 세분화한 멀티 원심방사 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원심방사는 방사 디스크의 회전을 통해서 섬유를 제조하는 공정으로 솜사탕 기계 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서로 다른 고분자 섬유로 이뤄진 복합 섬유 패드를 만드는 과정이다. KAIST 제공
연구진은 3개의 층을 가진 멀티 원심방사 디스크를 제작했다.
디스크의 층수가 증가할수록 섬유의 생산 속도가 비례하며 증가했다. 이는 멀티 원심방사 시스템에서는 노즐 간 간섭으로 인한 생산 효율 저하가 일어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곽병은 석박사통합과정, 유효정 박사과정, 이응준 석박사통합과정이 참여해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매크로 레터스(ACS Macro Letters)' 3월 10권 3호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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