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씨가 지난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구미 3세 여아 사망’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친모가 또 DNA 검사를 받는다. 벌써 5번째다. 검찰은 친모로 드러난 석모씨(49)가 출산 사실을 지속해 부인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석씨를 비롯한 관련자들의 DNA 재검사를 의뢰했다.
24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전날 석씨와 딸 김모씨(23), 전 사위 등 3명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국과수로 발송했다.
경찰은 앞서 네 차례에 걸친 DNA 검사 결과에 따라 당초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가 친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석씨는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출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석씨는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되는 와중에도 취재진들의 질문에 “진짜로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울부짖었다. 특히 ‘DNA 검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한 기자의 손을 잡고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얘기할 땐 제발 제 말 좀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사건 관련 잘못한 점도 없다고 외쳤다.
앞서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서도 “나는 딸을 낳은 적이 없다”며 “죽은 아이는 내 딸이 낳은 내 손녀”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17일 “샘플을 숨진 여아 신체 3곳에서 채취했고, DNA 검사도 세 차례 진행했다. 석씨가 재검사를 요청해 다시 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며 “샘플이 바뀔 가능성이나 검사 결과가 틀릴 확률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석씨의 남편 A씨도 SBS ‘궁금한 이야기 Y’, MBC ‘실화탐사대’ 등 방송에 출연해 아내(석씨)는 출산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A씨는 석씨가 출산 직전 입었던 옷과 출산 1개월 전으로 추정되는 시기 아내의 몸매가 보이는 사진을 내놓으며 “아내는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거의 민소매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내 바로 옆에 누워서 자는데 배가 나오는 걸 내가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하루라도 집을 비운 적이 없다. 애를 낳았으면 하루라도 집을 비워야할 것 아니냐”고 완강히 부인했다.
딸 김씨 역시 “엄마가 출산을 했다면 어떻게 가족들이 모를 수 있나, 유전자 검사가 99.9% 정확하다지만 우리가 0.01%일 수도 있다고 경찰에 말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석씨가 ‘임신거부증’을 앓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임신거부증은 원치 않는 임신 탓에 여성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질환이다.
실제 이 경우 임신부의 영향을 받아 태아도 조용히 숨어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궁이 배 앞쪽으로 둥글게 커지지 않고 위아래도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