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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트코인이 미국보다 500만원 비싸…고개든 김프

25일 국내 비트코인 6470만원 VS. 해외 5970만원
"국내 거래소 비트코인 공급 물량, 투자수요 못따라가" 
가상자산 시장 유입된 증시 유동성과 용이한 원화거래 한몫

[파이낸셜뉴스] 해외보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일명 '김치 프리미엄(김프)'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해외 거래가가 국내 가격보다 더 높은 '역 프리미엄'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최근 국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김프가 심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많이 사모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선물, 옵션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파생상품 서비스 이용을 위한 유출도 발생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 진단했다.

김치 프리미엄, 최근 10%씩 붙기도
한국 비트코인이 미국보다 500만원 비싸…고개든 김프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되는 김프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되는 김프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김프가 심화되면서 전날엔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 시가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 시가가 10% 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김프는 한국 투자자들이 글로벌 시세 보다 높은 가격에 가상자산을 사게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프 현상이 나타나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사는 일반 투자자가 불리해질 수 있다.

25일 오후 기준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BTC)은 6460만~647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바이낸스와 비트파이넥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5970만원에 형성돼 있다. 즉, 한국에서 사는 비트코인이 최대 500만원은 더 비싸다는 뜻이다.

비트코인과 함께 또다른 가상자산 대장주인 이더리움(ETH) 역시 25일 현재 8%대의 김치 프리미엄이 껴있다. 국내 4대 거래소의 이더리움 거래가가 모두 195만원대인데 반해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더리움 가격은 180만원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자금 유동성-편리한 원화 거래도 한몫
한국 비트코인이 미국보다 500만원 비싸…고개든 김프
올초까지만 해도 '역프' 현상이 나타났으나, 증시 약세로 자금 유동성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옮겨오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들의 국내 거래가가 해외보다 높게 책정되는 '김프'가 감지되고 있다./사진=뉴스1

올초까지만 해도 해외 가상자산 거래가가 더 높은 역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상장사와 대기업의 비트코인 투자 및 사업 발표가 잇따르면서 북미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아시아 시장에선 비트코인을 팔고, 북미 시장에선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흐름이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매집 수요가 높다보니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보내 거래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주식 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됐다. 올해 1월 일 평균 거래대금이 26조 4778억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15조 2047억원으로 40% 넘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업비트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뛰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대기업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았을 때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선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 유동성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거래량 자체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편리한 점도 김프 현상에 한 몫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가상자산 금융기업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의 원화 거래 시스템은 해외 거래소의 법정화폐 거래 보다 월등히 편리하다"며 "이런 환경에서 다수 개인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사모으면서 김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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