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2일 긴급회의
'천안함 좌초설' 주장 前 조사위원 진정에
위원회, 지난해 사건 '조사개시' 결정 내려
천암함 생존장병 "나라가 미쳤다"
서해수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3월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해군본부 장병들이 묘비를 닦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임무 수행 중 북한 잠수정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재조사 여부가 이르면 내일(2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생존장병과 유가족은 사건 재조사에 대해 "다시 절망에 빠진다",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싶은 심정"이라며 울분을 표했다.
1일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2일 오전 11시 긴급 회의를 소집, 천안함 사건 조사개시 결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천안함 사건 재조사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지난해 9월 7일 진정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신 전 위원은 "천안함 장병의 사망 원인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4일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위원회는 "구성원들 사이에 (진정) 각하 사유가 명확하다고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일단 조사개시 결정안으로 위원회에 상정한다"며 "(안건 상정 시) 조사개시 결정을 하던 선례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조사개시 결정 후에도 '각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에도 '일단 조사개시 결정'을 내려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생존장병과 유가족은 강력 반발했다. 이미 조사가 끝나 결론이 난 사건에 대해 왜 다시 조사를 하냐는 비판이다.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전 위원회에 항의 방문했다. '만우절 거짓말이겠지' 했는데.."라며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알렸다. △사건 진행 즉시 중지 △위원회의 사과문 발표 △청와대 입장문 및 유가족, 생존장병에 대한 사과 등이다. 최 전 함장은 "내일(2일)까지 조치가 없으면 강력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전 함장은 "어제, 오늘 전역하고는 처음으로 살기 싫은 날이었다"며 "지난주 행사때 대통령 말씀에 희망을 보았는데 일주일도 안되어 다시 절망에 빠진다"고 했다. '지난주 행사'는 천안함 피격 사건,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장병'을 기리는 제6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가 미쳤다. 46명 사망 원인을 다시 밝힌단다.
유공자증 반납하고 패잔병으로 조용히 살아야겠다"고 했다. 다른 글에는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행동으로 옮길까 내 자신이 무섭다"고 적었다.
위원회 관계자는 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원회 구조상 모든 결정은 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며 "원칙적으로 보면 내일 회의에서 조사개시 각하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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