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도부 선출은 중앙위원회 아닌 5월 전당대회서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4·7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표하며 ‘조국 사태’를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초선 5적’이라고까지 치부된 더불어민주당 2030 초선 의원들과 친문계 갈등이 수면으로 뜨는 모양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지난 8일 물러난 최고위원들 후임을 중앙위원회가 아닌 5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입장을 변경하면서 차기 지도부 구성 방식 관련 마찰은 일단 진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2030 의원 입장문’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는 입장을 냈던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11일 또 다른 성명을 발표했다. ‘혁신의 주체로 서기 위한 2030 의원들의 첫 번째 노력’이란 입장문에서 이들은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들이 내놓은 3가지 원칙은 △민주적 원칙 훼손에 타협하지 않겠다 △당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당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겠다 △민주당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을 강화하고 더욱 새롭게 하는 데 앞장서겠다 등이다.
이들은 “비난과 논란을 예상했음에도 저희가 이틀 전 반성문을 발표한 이유는 당내 다양한 성찰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더 건강한 민주당을 만들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이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가 한발 물러섰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도종환 의원)는 11일 최고위원들의 후임을 중앙위원회가 아닌 다음 달 2일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수정 의결했다. 당 중앙위에서 최고위원을 뽑을 경우 당 수습의 신속성은 담보할 수 있지만, 당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청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은 다섯명의 초선 의원들을 향한 비판으로 들끓고 있다. 을사오적에 빗댄 “초선5적”, “배은망덕”, “조국 사태 이후에 총선 승리한 건 어떻게 설명한 건가”, “의리를 저버렸다” 등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해당 의원들 휴대전화로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앞서 조국 사태를 짚은 초선의원들을 겨냥했다. 지난 9일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3월 초까지 박영선 여론조사 1등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후 급격히 여론이 기울었다”며 “조국·검찰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을 부정하라는 식의 십자가 밟기의 덫에 걸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체성을 부정하면 지지층 동지들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의 “검찰개혁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민생에 소홀했다”는 지적에는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이 핏대를 세웠다. 김 의원은 “지지자들과 국민은 검찰개혁 때문에 지치지 않았다”며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맞받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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