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장을 잃은 한 남성이 친지의 집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은 팬데믹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완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다. AP뉴시스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딛고 올해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 성장의 핵심 열쇠 가운데 하나인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회복이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가 올해 국가별로 속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과 달리 FDI는 회복 조짐이 없다.
지난해 FDI는 팬데믹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FDI가 전년비 38% 급감해 2005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팬데믹에 따른 봉쇄는 FDI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외국 기업 주식을 사는 것은 온라인으로 가능하지만 공장을 짓기 위해 토지계획을 세우고, 건축을 진행하며, 완공 뒤에는 운영까지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이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기 전까지는 FDI 역시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수 없는 이유다.
여기서 백신이 핵심 역할을 한다.
아시아 신흥국 대부분이 백신접종이 더딘 상태여서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입국이 어렵고, 이에따라 FDI 회복도 요원하다.
컨설팅업체 커니에 따르면 2016년 최고치를 기록한 FDI는 2028년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
FDI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 보호무역 등으로 인해 이미 둔화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팬데믹까지 겹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FDI가 급격히 침체됐다고는 하지만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다. 일부 나라의 경우 회복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중국, 인도가 중심에 서 있다.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는 연초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 FDI 유입국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역시 최근 팬데믹이 심각한 위기로 치닫기 전까지 외국인 투자가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속 내용은 그렇지도 않다.
팬데믹 회복 속에 기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재개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린 에너지 프로젝트 같은 신사업 투자는 43% 급감한 상태다. 회복이 요원하다.
싱가포르, 홍콩 같은 소규모 지역의 경우 FDI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2019년 급격한 증가세를 기록했던 헝가리, 캄보디아, 베트남, 브라질 등은 팬데믹 속에 FDI가 급감하면서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국가는 당시 전세계 FDI 평균 유입액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8%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비중이 매우 높았다.
2019년 FDI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헝가리는 18.6%, 캄보디아는 13.5%였고, 베트남과 브라질도 각각 6.2%, 3.8%로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팬데믹 속에 FDI가 크게 위축되면서 이들 나라의 경제회복 역시 크게 더뎌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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