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주 찾아 기자회견
답보 상태인 지지율 의식한 것으로 보여
이 전 대표 “갈등 완화 생각에서..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경상대학 이주현관에서 열린 '청년의 삶을 지켜주는 나라' 광주·전남 대학생·청년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 뜻과 촛불 정신을 헤아리지 못 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연초 사면론을 거론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후 처음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6일 광주를 찾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초 저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사이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거론했다”며 “그러나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사과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그 후로 저는 아픈 성찰을 계속했고, 많이 깨우쳤다”며 “앞으로 국민의 뜻을 살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저는 전남에서 나고 광주에서 자랐다. 오늘까지 저를 키워주신 광주 전남에 감사드린다”며 연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당 대표로 있던 새해 첫날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언급했다. 4월 재보궐선거에 대비해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 꺼내든 카드였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여야 모두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고, 대선 주자 1위를 유지했던 그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이번 이 전 대표의 사과는 답보 상태인 자신의 지지율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살핀 결과로 보인다. 지난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웅답은 39%에 그쳤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에서 사면론에 대한 사과 이후 개헌 이야기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5·18 이후 7년의 기다림 끝에 직선제 개헌 등 정치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했다”며 “이제 우리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에 나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한다”며 “기본권 강화는 내 삶이 국가의 더 강력하고 세밀한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불평등 완화는 승자 독식의 구조를 상생과 협력의 구조로 바꾸어 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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