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한국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는 ‘별똥별’에 빗대며 비꼬았다. 북한 수뇌부가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17일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별똥별) 소동’이라는 제목의 8분 분량 콩트 원고를 공개했다. 윤 전 총장을 ‘원 포인트’로 겨냥한 것이다.
콩트는 집에 걸려오는 3통의 전화를 통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러브콜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상황으로 시작한다.
이후 윤 전 총장이 떠오르는 ‘별의 순간’이 아닌 추락하는 ‘별똥별의 순간’을 잡은 것이라고 비아냥대는 부분이 이어진다. 극에서 윤 전 총장 부인이 “한때 대선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종당(결국)에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반짝 했다가 사라진다고? 그럼 내가 별찌란 말이야?”라고 되받는다.
이는 지난 3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놓고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이라며 대권 기회가 다가왔음을 시사한 발언을 풍자한 것이다. ‘별의 순간’은 독일에서 미래를 결정짓는 운명의 순간을 일컫는 표현이다.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윤 전 총장 관련 의혹도 콩트에서 거론된다. 극에서 윤 전 총장은 “내 그래서 당신이 련루되여(연루돼) 있는 ‘도이치모터스’ 회사의 주가 조작 사건을 열성껏 덮어버렸잖아. 장모님 사기 범죄도 말이야”라고 말한다. 윤 전 총장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장모의 요양 병원 부정 수급 의혹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이례적 행보는 윤 전 총장의 대권 잡기를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실제 최근 들어 북한 선전 매체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통일의 메아리’는 윤 전 총장 관련 책 출간 소식을 알리며 “남조선에서 윤석열이 돈벌이 도구로 전락되는 가련한 신세에 놓였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 역시 “(남한 언론은) 지금 윤석열의 지지율이 오르내리면서 출렁거리지만 머지않아 거품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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