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류원형·황성주 교수팀
시금치 추출물 '틸라코이드' 이용해
광합성 전지 개발해 전자계산기 작동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와 틸라코이드로 만든 광합성 전지 8개를 연결한 뒤 빛을 쪼여 광합성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소형계산기를 작동시켰다. 연세대 홍현욱 박사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시금치 추출물을 이용한 식물 광합성 전지를 개발해 소형 전자계산기를 작동시켰다. 광합성 전지는 전기 에너지로 이용이 가능하게 만든 에너지 수확 장치로 빛과 물만 있으면 광합성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식물체 안에서 탄수화물 합성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광합성 전자를 전기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류원형·황성주 교수와 홍현욱 박사후 연구원, 호주 뉴캐슬대 이장미 박사후 연구원이 광합성 전지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식물 광합성 전지는 음극 기준 1㎠의 면적에서 광합성이 진행될 때 개방회로전압 약 420㎷, 최대 단락 전류 8.84㎂, 최대전력 0.74㎼로 측정됐다. 연구진은 2개 전지를 병렬연결해 전류를 증가시켰고, 이를 4개 직렬연결해 전압을 증가시켜 소형계산기를 작동시켰다.
류원형 교수는 "시금치에서 뽑아낸 틸라코이드는 매년 여름 문제가 되는 녹조현상의 주범인 녹조류에서 추출할 수 있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녹조류를 자원으로 이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렬연결된 광합성 전지의 개략도. 연세대 홍현욱 박사후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먼저 합성된 층상구조의 나트륨 루테늄 산화물을 벗겨내 단일층의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를 만든 뒤 금 전극 표면에 코팅했다.
다음으로 분쇄한 시금치 잎을 원심분리로 정제해 틸라코이드를 추출했다. 추출한 틸라코이드를 전극 위에 일정한 양으로 발라 광합성 전지를 완성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한편, 류 교수는 "광합성 전지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귀금속 '루테늄'을 대체할 물질을 찾고, 광합성 복합체인 틸라코이드의 안정성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를 전극에 적용하고 그 위에 시금치에서 추출한 '틸라코이드'가 빛을 받아 광합성 전자를 만들어내는 발전기로 사용해 기존 금속전극보다 광합성 전자 추출을 향상시켰다. 연세대 홍현욱 박사후연구원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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