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4학년 생도 500여명 모여 단체행사
육군 “1차 접종 마쳤고, 하계훈련 앞두고 격려 차원”
육군3사관학교 노마스크 삼겹살 파티 사진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공
[파이낸셜뉴스] 꾸준히 6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육군3사관학교 생도 약 500명이 삼겹살과 맥주 파티를 벌였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식탁 칸막이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다함께 맥주 캔을 들어올렸다. 이들 모두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였지만, 감염 우려가 여전한 상태에서 방역 방해 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육군3사관학교 생도라고 밝힌 A씨는 지난 6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제보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6월 26일 1차 백신만 맞은 상태로 500명 단위 생도들이 삼겹살과 맥주 파티를 했다”며 “칸막이를 제거한 후 마스크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배사를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희 부대에서는 ‘삼겹살데이’라고 정해진 날이 없다. 간부가 정하면 그날 하는 것이고, 사정이 생기면 1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취소되기도 한다”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당일 병사들은 삼겹살이 아닌 다른 식단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글과 함께 당시 현장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육군 측은 “지난 6월 26일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4학년 생도 약 480명을 대상으로 석식 메뉴인 삼겹살을 제공했다. 공식 격려행사인 ‘삼겹살데이’를 시행했다”며 “지난 5월 1일 이후 외부와 접촉 없이 장기간 영내에서 생활한 가운데 6월 30일 예정된 하계군사훈련을 앞두고 생도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개인별 맥주 1캔과 음료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육군 측은 “다만 삼겹살을 굽기 위해 테이블 칸막이를 제거하는 등 일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유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육군 관계자는 “확인 결과 방역 지침 위반에 해당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칸막이·마스크도 없이 술까지 곁들여 수백명이 모이는 단체행사를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인도형 델타 변이의 경우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제대로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는 상황이다. 해당 파티가 열린 지난달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68명이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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