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구원, 난임에 사물탕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
항암제 부작용 난임 실험쥐도 난소기능 정상으로 회복
실험쥐.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한약이 난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 실험 결과, 늙은 실험쥐에 한약을 먹인 결과 임신율이 10%에서 70%까지 상승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와 '에이징(AGING)'에 실려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유수성 박사팀이 사물탕이 노화로 인한 난임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난소 기능을 사물탕이 정상수준으로 회복시킨다는 것도 증명해 냈다.
유수성 박사는 "결혼연령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난임도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물탕과 체외수정시술을 병행하는 한·양방 통합 치료기술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4가지 한약재로 구성된 처방으로 불임증, 월경불순,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증 등에 쓰이고 있다.
연구진은 40주된 고령의 실험쥐에게 사물탕을 4주간 먹인 후 난임과 관련된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난소 조직의 유전자 분석 결과, 사물탕을 먹인 고령 실험쥐는 난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이 젊은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한 항암제로 난임을 유발한 실험쥐는 사물탕을 먹인 후 난자성숙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 쥐에 가깝게 회복됐다.
또 건강한 난자를 생산할 수 있는 난소 예비력 평가를 위해 원시난포 개수를 살펴봤다. 그 결과, 사물탕을 먹인 실험쥐는 원시난포가 마리당 평균 14.3개로 무처치 대조군 6.2개의 두 배 이상으로 난소 예비력이 상승했다.
이와함께, 배란유도 후 건강한 성숙 난자 수도 실험군은 마리당 평균 1.1개로 무처치 대조군 0.1개보다 많았으며, 교배 후 임신 성공률은 70%로 대조군 10%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연구진은 항암제로 난소기능이 떨어진 실험쥐에게 4주간 사물탕을 먹였다. 이후 다시 4주후 항암제의 만성독성으로 유발된 난소 예비력 감소와 난자의 질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그 결과, 사물탕을 먹인 실험쥐에서 배란유도 후 확인된 건강한 성숙 난자 수는 마리당 평균 6.8개로 무처치 대조군 3.7개보다 많았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난임(불임)환자 수는 약 22만8000명이고 난임 시술을 받은 환자는 13만여 명으로, 17년 1만2569명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난임 치료에는 주로 배란유도, 인공수정, 체외수정시술 등이 쓰이는데, 최근 결혼연령의 증가로 건강한 난자를 생산할 수 있는 난소 예비력이 감소하고 있다. 이로인해 건강한 난자의 배란·채취가 어려워져 치료 성공률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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