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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실종’ 브로드피크서 22년 잠든 허승관씨 시신 찾았다

1999년 등반 중 실종 허씨..지인이 수습 위해 현지로 출발
김 대장 수색, 가족 의사 따라 중단...히말라야에 잠들다

‘김홍빈 실종’ 브로드피크서 22년 잠든 허승관씨 시신 찾았다
산악인 김홍빈 대장. 사진=뉴시스(광주시산악연맹 제공)
‘김홍빈 실종’ 브로드피크서 22년 잠든 허승관씨 시신 찾았다
김홍빈 대장의 흔적을 찾기 위한 파키스탄 육군 항공 수색헬기 2대가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중국쪽 암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Oswald Rodrigo Pereira 제공)
[파이낸셜뉴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에서 조난된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에 대한 수색 중단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현지 베이스캠프(4095m) 인근에서 22년 전 실종된 다른 한국 산악인 고 허승관씨 시신이 발견됐다.

허씨 시신이 김 대장 수색 도중 발견됐다는 이야기도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한 외국인 등반대가 허씨 시신을 찾았다. 눈이 잠깐 녹은 사이에 풍화된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함께 발견된 연세대 산악부 재킷과 깃발 등을 바탕으로 허씨 신원이 확인됐다.

허씨 지인이 시신 수습을 위해 이달 말 브로드피크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산악회 측은 “산악 회원 1명이 브로드피크를 찾아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로 시신을 운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현지에서 화장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종 당시 27세의 젊은 나이였던 허씨는 1999년 7월 29일 연세대 산악부 등정대 소속으로 고 박영석 대장 등반대와 합동으로 브로드피크를 오르다가 해발 7300m 지점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던 중 실종됐다.

다른 대원들은 다음 날 허씨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수색에 나섰지만, 허씨 유류품 일부만 건질 수 있었다.

이후 2005년 K2 등반을 위해 방문한 박 대장이 허씨를 포함해 이곳에서 사망한 산악인 2명을 추모하는 동판을 K2 베이스캠프에 있는 추모 바위에 부착했다.

험준한 히말라야에서 22년 만에 실종자의 시신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허씨를 애도했던 박 대장도 2011년 10월 안나푸르나에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 사라진 뒤 끝내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한편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파키스탄과 중국에 걸쳐 있는 브로드피크의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중국 영토 쪽으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실시됐지만,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김 대장 가족 의사에 따라 26일 수색을 중단키로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