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을 빌어 진인 조은산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시무7조'는 40만명이 넘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무(時務) 7조' 상소문 형태의 국정운영 비판 글을 게시해 화제가 됐던 조은산시(필명·40)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조은산씨의 개인 블로그에 따르면 조은산씨는 지난달 중순경 서울 광화문 한식당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나 조국 수사나 대한민국이 현재 마주한 현안과 문제 등에 대해 10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를 왜 했냐'는 물음에 "조국 수사는 정의도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왔을 때, 그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정의"라고 강조했다.
조은산씨는 이어 "의외로 그는 '정의'를 경계하고 있었다"며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직업인으로서의 검사는 정의보다 윤리와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윤 전 총장의 정의관을 해석했다.
또한 윤 전 총장은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냐'는 질문엔 바로 "타이슨"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조은산씨는 "그의 철학은 확고했고, 말 또한 직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이 콩나물 국물을 대접째로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을 보곤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선글라스 하나 걸치면 영략없는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은산씨가 "시무 7조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이해한다"며 "글은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론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며 그를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예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jhyuk@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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