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월드의 앵커 얄다 하킴/사진=BBC뉴스 캡처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무장세력 탈레반의 대변인이 영국 BBC 생방송 도중 아프간 출신 앵커에게 전화해 인터뷰를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BBC월드뉴스의 앵커 얄다 하킴은 아프가니스탄의 정세와 전망에 대한 전문가와 인터뷰 도중 탈레반 대변인으로부터 온 전화 소식에 "죄송하지만 여기까지 해야겠다. 탈레반 대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기존 인터뷰를 중단하고 탈레반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탈레반은 대부분의 도시를 장악하고 수도 카불 함락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자신을 수하일 샤힌이라고 밝힌 대변인은 앵커에게 수도 카불을 장악하더라도 평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카불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국민 모두의 재산과 삶,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에게도 복수는 없다"며 "우리는 이 나라 국민들의 하인일 뿐"이라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후 앵커의 "범죄자에 대한 투석형, 사지절단형, 공개 교수형을 다시 도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없다"며 "그것은 법원의 판사들과 법에 달려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더해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에 '샤리아법'이 부활할 것이라고도 했다.
'샤리아'는 과거 1996~2001년 탈레반이 통치할 당시 적용한 이슬람 율법이다. 춤, 음악, TV 등의 제한을 비롯해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때려죽이는 등 반인도적인 처벌도 포함된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