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진에어가 발행한 영구채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의 영구채를 기초로 발행한 273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이 완판됐다.
총 273억원 규모로 발행된 유동화증권 중 203억원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70억원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형태로 발행됐다. 진에어가 지난 20일 발행한 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중 일부를 유동화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키스에스에프제10차가 진에어 영구채 200억원을 인수했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ABCP를 발행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사모사채 인수 확약으로 신용 보강에 나섰다.
또 키움증권이 세운 SPC 케이더블유버디제1차가 진에어 영구채 7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영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ABSTB 7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 역시 키움증권이 사모사채 인수 확약으로 신용을 보강했다.
이들 증권사의 신용보강으로 해당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단기 신용도 최고 등급인 A1으로 평가됐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차환 리스크를 짊어짐으로써 진에어 영구채 고금리(연 6.8%)를 향유할 수 있다. 이들 유동화증권은 1%대에 기관들에 팔려나갔다.
진에어 영구채 발행금리와 유동화증권 금리의 차이만큼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이다. 이들 유동화증권의 금리는 1% 수준으로 낮지만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몰리며 해당 ABCP, ABSTB는 하루 만에 완판됐다는 평가다.
유동화를 하지 않은 나머지 477억원 규모의 영구채는 증권사 창구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연 6.8%의 고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 개인들의 주문이 밀려들며 '없어서 못파는 채권'이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창구에서 기업 등 기관의 주문을 받아도 채권이 없어서 못팔 지경으로 인기가 많았다"면서 "항공업이 기관산업이라는 특징이 있는 데다 백신, 향후 여객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보니 진에어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 12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의 선택에 따라 만기를 계속 연기할 수 있어 영구채로 분류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그렇다보니 자금조달과 동시에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표면이율은 연 6.8%로 고금리로 결정됐다.
해당 영구채는 발행 후 1년이 지나면 5%의 이자가 얹어진다. 2022년 8월 20일부터 11.8%의 이자가 적용되고, 발행 후 2년 후부터 매 1년째 되는 날 직전 이자율에 2%씩 가산된다. 진에어는 내년 8월 20일부터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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