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 "CAIX 효소가 암세포 생존에 필수"
CAIX 효소 활동 막으면 종양 확산 막을수 있어
SLC-0111와 페롭토시스로 암세포 자살 유도
암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의과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연구소 연구진은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탄산무수화효소 IX(CAIX)가 암세포의 성장을 도울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UBC 의학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이자 BC 암연구소의 슈카트 데다 박사는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CAIX 효소에 의존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CAIX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형암 종양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8일(한국시간) 발표됐다.
종양은 혈액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종양이 커질수록 모든 부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돼 산소가 부족한 부위가 생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저산소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암세포 내부에 산이 축적된다.
종양은 이같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산성상태를 중화시키는 효소를 방출해 생존한다.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는 보다 공격적인 형태의 종양이 될 수 있게 해준다. 이 효소중 하나가 CAIX다.
연구진은 이전에 CAIX 효소를 막는 약물 SLC-0111을 찾아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1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약물의 전임상 시험에서는 유방암, 췌장암, 뇌암에서 종양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다른 암세포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데다 박사의 연구실 동료인 숀 채프 박사, 서스캐처원 대학의 프랑코 비제아쿠마르 박사와 연구진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진은 게놈 전체를 합성치사 검색해 이러한 세포 성질을 조사하고 CAIX 효소의 다른 약점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이 도구는 암세포의 유전자를 살펴보고 한 번에 한 개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삭제해 다른 특정 유전자와 함께 CAIX 효소를 제거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지 판단한다.
검사 결과, 페롭토시스라고 불리는 세포 스스로 죽게 만드는 현상을 찾아냈다.
페롭토시스는 암세포 안에 철분이 축적돼 세포막을 약화시켜 스스로 죽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데다 박사는 "CAIX 효소가 페롭토시스로 암세포의 죽음을 막아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SLC-0111와 함께 페롭토시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을 결합하면 암세포를 죽게 만들고 종양 성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페롭토시스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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