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 진행
“내부 거래, 지배구조 등 문제 해결해야”
“테마형 아닌 데이터 접목 ETF 준비 중”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 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달 초 임명된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신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회사 도약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에서도 ‘G’를 중점으로 두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투자운용 전략을 밝혔다.
이 CIO는 14일 오전 '주식시장 전망-허들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타국 회사들에 비해 내부 거래, 지배구조 등 'G' 점수가 뒤쳐진다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개선 노력이 투자 유치 역점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CIO는 "요즘 지속가능보고서를 내면 평가 시 가점이 붙는데, 대기업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실제 ESG 점수가 높은 기업 리스트가 코스피200, 대형주 기업 명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트러스톤운용은 별도 내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특히 현재 좋은 기업보다는 모멘텀 기회가 있는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CIO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진출도 예고했다. 그는 "현재 국내 상장 ETF가 500개 정도 되는데, 대부분 테마 펀드다. 변별력 있는 아이디어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으며 "트러스톤은 테마성이 아닌 비정형 데이터를 접목한 ETF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CIO는 트러스톤운용의 강점으로 △독립 운용사 △바텀-업 리서치(기업 분석 후 경제·산업을 살피는 방식) 능력을 꼽았다. 그는 "금융 계열사 운용사들이 대부분인데, 트러스톤운용은 독립 운용사인 만큼 의결권 행사나 의사 결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15명 정도 애널리스트가 담당 업종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토론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 CIO는 최근 국내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도 언급했다.
이 CIO는 "과거에는 단가를 높이는 등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경우에 대한 규제가 있었는데, 최근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은 되레 많은 중간 단계 브로커리지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어 중장기적 효율성 관점에서 높은 점수를 줘야한다"며 "다만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할 것. 현재는 마찰적 조정 과정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선 "정부 주도하에 산업을 이끌겠다는 의도로, 중국식 자본주의"라고 구별했다.
이 CIO는 향후 주식시장을 '허들게임'으로 명명하며 극복해야 할 과제로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공급 병목 현상 △기업 실적 등 3가지를 들었다.
또 그는 "향후 경기 상승 사이클 후반부에서는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보기술(IT)·반도체·소프트웨어·친환경 등을 강세 업종으로 지목했다. 반도체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전망이 부정적이나 경제 정상화 시 수요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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