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 뉴시스
척수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12개월 여아를 둔 엄마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척수근위축증은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희귀한 난치성 근육병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근육병 아기들이 세계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를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척수근위축증은)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두 돌 전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라며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았는지 국내에도 완치에 가까운 치료제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청원인이 언급한 치료제는 지난 5월 허가받은 한국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다. 평생 단 1번의 주사 치료로 완치가 가능해 원샷 치료제라 불린다.
문제는 가격이다. 청원인은 “앉지도 못하던 아기가 서고 걷는 효과도 보였으며, 정상적 생활을 기대할 정도로 약효가 뛰어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며 "졸겐스마의 비용만 25억원이다. 보험적용이 시급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의료계에는 억대가 넘는 고가의 신약이 쏟아지고 있다. 졸겐스마를 비롯해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는 5억원,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 치료제 빈다맥스는 미국 표시약가 기준 연간 2억5000만원에 달한다.
해당 약제에 대한 보험 급여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를 허용할 경우 건강보험의 재정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킴리아는 지난 1월 건강보호심사평가원에서 급여 등재를 검토했지만 끝내 보류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불리는 졸겐스마도 조만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급여 등재의 벽을 넘기엔 덩치가 너무 무겁다.
화이자의 빈다맥스도 특정 심근병증 환자에게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만 1년 넘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역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약사가 지나치게 폭리를 취한다며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경우 신약 개발 동기가 떨어져 장기적으로 의학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반론도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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