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현지매체 9뉴스는 호주 시드니에 사는 중국계 조앤 주(25)가 '백신 복권' 1등에 당첨됐다고 전했다. 방송 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상상에서나, 농담에서나 나올 법한 '백신 복권'이 호주에서 실제로 실시되고 있었다. 호주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백신 복권’ 당첨자가 나왔다.
9일 호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시드니에 거주하는 중국계 여성 조앤 주(25)가 ‘밀리언달러 백신’의 당첨자로 선정됐다. 당첨금은 100만 호주달러(약 8억7000만원)다.
조앤은 당첨금으로 중국에 있는 가족들을 호주로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경이 개방되면 중국 설을 맞아 가족들을 비행기 일등석에 태워 데려올 것”이라며 “가족이 머물 5성급 호텔을 예약하고 선물도 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은 돈은 힘든 이들을 위해 쓰거나 투자를 해서 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권 추첨 당일, 복권국 관계자가 직접 조앤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회사 일로 바빠 이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부재중 번호로 회신하자 “당신이 호주의 유일한 밀리언달러 백신 당첨자로 선정됐다”는 답변을 받았다.
‘밀리언달러 백신’은 호주 정부가 전 국민 접종률 80%를 목표로 추진한 백신 장려책이다. 여러 기부단체와 일부 기업이 ‘Million Dollar Vax Alliance’라는 연합을 결성해 410만 호주달러(약 36억)의 기금을 모았다.
이 기금을 활용해 1등에게는 100만 호주달러를 주고, 매일 한 명씩 추첨해 1000 호주달러(약 87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해왔다. 응모 자격은 1·2차 백신 중 한 번 이상 접종 받은 18세 이상의 호주 거주민으로 제한했다.
호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복권 응모가 진행되는 동안 274만 4974명의 호주인이 백신 1차에 접종했다. 이로 인해 1차 접종률도 78.5%에서 88.3%까지 올랐다고 당국은 발표했다.
이번에 당첨된 조앤도 응모 기간 중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페인을 주도한 크레이그 윙클러는 “이 캠페인으로 목표를 달성해 뿌듯하다”며 “캠페인 덕분에 마지막 날에만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추가로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폐쇄했던 국경을 약 18개월 만인 지난 1일 개방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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