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분자진단 수요 확대, 공급량 늘려 대응
1만3000평 부지 글로벌센터, 분자진단 설비 4.5배↑
분자진단으로 만들어진 현금으로 RNAi 신약 개발
박한오 "바이오업계의 삼성전자 될 수 있도록 혁신"
대전광역시 유성구 소재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의 전경. 지난해 11월 1만3000평 부지에 700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사진=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분자진단 전문기업 바이오니아가 '글로벌센터' 개소를 통해 생산설비를 확충, 늘어난 자금력을 통해 리보핵산간섭(RNAi) 신약개발기업으로 도약한다. 바이오니아는 25일 대전 유성구 소재 글로벌센터에서 개소식을 갖고 분자진단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나서 오는 2030년 글로벌 헬스케어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센터 개소로 바이오니아는 주력 분자진단 사업의 핵심인 핵산추출키트 생산능력을 4배 이상 끌어올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수요에 대응함과 동시에 현금창출력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분자진단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더 나아가 RNAi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 3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생산능력 확대 분자진단 수요 흡수, 현금창출력 극대화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11월부터 차세대 분자진단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로 글로벌센터 증설 공사에 돌입했다. 기존 출시된 분자진단 장비 문제점을 보완해 30~90분 대로 단축한 4세대 장비와 핵산추출키트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건물과 부지를 360억원에 매입했다.
바이오니아는 기존 핵산추출키트 생산 능력이 하루 8시간 가동 기준 약 9만5000회분에 그쳤다. 핵산추출키트는 코로나19를 포함, 간염, 성병, 에이즈, 결핵 등 각종 질병 분자진단 검사에 필수 제품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량 주문이 몰려들어 수요는 매우 높지만 생산력 한계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대전시 유성구 소재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생산설비동에서 바이오니아 직원이 분자진단 기기의 생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바이오니아는 1만3000평 규모의 글로벌센터 구축을 통해 핵산추출키트의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5배인 약 43만회분으로 늘려 전 글로벌 분자진단검사 수요를 흡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향후 등장할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고 대규모 정부 입찰 등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생산 설비 확충을 통해 늘어난 수요에 대응한다면 회사의 매출은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바이오니아의 분자진단 부문 매출은 1600억원 수준으로, 생산설비가 4.5배 수준으로 증가할 경우 산술적 매출액은 7000억원을 넘기게 된다.
실제로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분자진단 차세대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센터는 코로나19는 물론 B형간염 C형간염, 성병, 에이즈, 호흡기 병원체 등 진단키트 등을 공급, 연간 매출 1조 이상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공장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RNAi 신약개발로 바이오업계의 '삼성전자' 도약할 것
바이오니아는 글로벌센터 구축을 통해 현금창출원인 분자진단 시스템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RNAi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
업계는 기존 저분자화학의약품을 대신할 차세대 의약품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RNAi 치료제 플랫폼인 'SAMiRNA'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RNAi 치료제는 2000년대 초반 개발에 성공하면 중증 만성 질환, 희귀질환 등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 물질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전 세계 유수한 제약사가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인체 전달 기술 개발에 실패해 2000년대 후반 들어 대다수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바이오니아는 2001년부터 RNAi의 합성법, 고효율 전달법들을 수십년 간 연구했고 결국 SAMiRNA 개발에 성공했다. SAMiRNA는 선천면역 부작용이나 독성 없이 siRNA 물질을 인체 타깃 세포에 전달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종 기업의 기술력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 바이오니아 제공.
바이오니아는 이번 글로벌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신공장 등을 구축해 원자재, 시약, 장비를 모두 내재화해 원부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대한다. 향후 RNAi 치료제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달 만에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공정 과정을 갖춰 3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날 “바이오니아는 30년 전 대전의 작은 간이 공장에서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국내 1호 바이오벤처를 창업했을 때부터 인류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는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분자진단 세계 1위 기업, 더 나아가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를 아우르는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날을 기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RNAi 신약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 향후 수백조원 대의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바이오니아는 코로나19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 뿐만 아니라 치매치료제 등 각종 의약품을 개발해 과거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를 꺾고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가 된 것처럼, 미래를 선도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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