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 모친 살해하고 남동생 중태 빠트린 혐의 A씨 구속
A씨 흥신소 통해 전 여자친구 주소지 파악하고
B씨 주거지 근처서 흉기 추가 구입
경찰 "철저히 계획된 범죄"
[파이낸셜뉴스]
헤어진 여자친구의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마치고 12일 오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헤어진 연인의 가족을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경찰의 초기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사건 초기에 피해자가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피의자를 귀가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돼 조사 중인 A씨(26)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앞서 전 연인 B씨의 서울 주소지를 알아낸 경위를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흥신소를 통해 B씨의 서울 주소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A씨는 B씨가 거주하는 빌라 주민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빌라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소지하고 있던 흉기 외에 다른 흉기를 추가로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이씨가 "가족을 노린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과 달리, 사전에 범행을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26분쯤 송파구의 한 빌라에서 B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했다. B씨의 어머니는 이날 오후 사망했고, 동생은 중환자실에 입원해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던 B씨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옆 건물 2층에 숨어있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한편, A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나흘 전 경찰에 A씨와 관련된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B씨의 아버지는 경찰에 "딸이 감금당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 증거가 부족하고 양측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처 없이 A씨를 풀어줬다.
이튿날 사건을 이씨의 주거지 관할서인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로 이첩하고 B씨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만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돌려보낸 이유에 대해 "A씨가 (신고 당시) 임의동행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이 있었으며 (거주지가 아닌) 대구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다닌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B씨에 대한 스토킹 여부를 조사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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