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비대위원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민주당, 내로남불, 편 가르기, 독선 등
'나쁜 정치'하며 국민의 마음 잃어"
"文대통령, 퇴임사에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광주회의가 열린 가운데 채이배 비대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2.03.16.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민주당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강력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 14명은 이날 "뼈저린 반성은 '남 탓'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내고 채이배 위원의 발언을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으로 규정하며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 의원(가나다순)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 반문하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 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한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 보려는 비겁함"이라면서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들 의원 14명은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며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드린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하자"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광주지역 의원들이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 비대위회의에서 회의에 앞서 대선 패배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2.3.16. 사진=뉴스1화상
국민의당 의원 출신인 채 비대위원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캠프 공정시장위원장으로 합류하며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16일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내로남불, 편 가르기, 독선 등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잃었다"며 이를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채 비대위원은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강성 지지층 눈치를 보느라 마지막 사과 기회를 놓쳤다"며 "퇴임사에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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