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 "러시아 제재로 시진핑 '일대일로' 불똥"
2022년 4월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지역에서 한 주민이 장갑차를 타고 가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방위, 항공우주, 해양 등 주요 전략 분야 120개 기업의 수출을 차단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제재 명단에는 대부분 군사 분야와 관련된 기업이 포함됐다. 해당 기업들이 미국의 핵심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는 조치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수출 통제를 적용했고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원유 및 가스 추출 장비 기업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했으며,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기지를 제공했다가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할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해외직접제품규제(FDPR)를 적용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품목과 기술 도입을 막겠다는 의도로 외신은 해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상무부가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한 기업은 260곳에 달한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 취역식에 참석, “총사령관으로서 나는 국가가 위험한 길로 보낸 군대를 준비하고 장비를 갖추고 또 그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과 그 가족을 돌보는 것이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 국가에 자랑스럽게 봉사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오랜 전통의 일부”라고 언급했다.
반면 러시아는 국제사회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과 공동 우주 프로젝트에서 미국 등 서방국과 협력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러시아 매체가 같은 날 전했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 등이 함께 만들어 운영해 왔기에 러시아의 협력 거부는 ISS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국의 전방위 제재 이후 이 같은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러시아는 우주 화물선인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주기적으로 분사해 ISS의 고도를 상공 400㎞ 안팎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EU 등은 러시아 우주산업 분야에 대한 제재 해제방안을 논의하자는 러시아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대신 자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등이 러시아를 대신해 ISS의 고도 유지 업무를 맡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확장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에도 불똥을 튀게 했다고 보도했다. 일대일로의 중추인 실크로드 철도는 중국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물류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상황 전개 이후 일부 국제 물류 회사들은 러시아를 거치는 노선 이용을 꺼리고 해상 운송을 선택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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