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만4301명으로 집계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4.0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수십만 명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K방역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무너진 K방역-세계 최다 감염 수준에서도 규제 완화 계속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7일 62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계속 높은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중증화가 적은 오미크론 변이 특징과 음식점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해 2월 신흥종교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대량의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IT 기술을 활용한 동선 추적 및 밀접접촉자 격리 등으로 확산을 억제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K방역'이라고 성과를 알렸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한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세계 최다 수준이다. 문 대통령도 K방역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한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감염이 확대된 지난 2월부터 음식점 방역패스 제시 의무를 없애고 영업시간 연장 등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폐지하면서 감염이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에도 신규확진자 수에 포함한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유세로 사람들이 밀집한 것도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개학 후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늘어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 카페에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손님이 넘쳐나고 삼겹살 등을 파는 음식점에서는 소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며 "마치 코로나 유행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국민들의 피로감'을 방역조치 완화 이유로 들었으나, 오히려 많은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역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감염자 수 급증으로 한국 중증자 병상 가동률이 약 63%에 이르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엄격했던 방역 조치를 일시에 완화함으로써 방역의 중요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3일 교도통신, A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일본의 신규 감염자는 4만8825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약 1500명이 늘었다. 전국 47곳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중 44곳에서 감염자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대의 감염이 증가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도쿄의 경우 최근 7일간 평균 감염자수는 7530명으로 이 중 20대가 1756명을 차지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시민들의 경각심도 낮아져 7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일본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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