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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없고 '윤심·이심' 대리인만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

김동연·김은혜 후보 연일 정치적 갈등만 지속
매일 같이 윤 당선인·이재명 소환에 '대리전 양상'
후보 능력보다는 뒷배가 더 중요한 선거로 전락

후보는 없고 '윤심·이심' 대리인만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
더불어민주당 김동연(왼쪽)-국민의힘 김은혜(오른쪽) 경기도지사 후보.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대선 2차전'으로 비교되면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때리기'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의 '이재명 때리기'가 연일 반복되고 있다.

이른바 '윤심'과 '명심'으로 대표되는 두 후보의 다툼이 깊어지면서, 경기도지사 선거가 거대 양당의 '정치싸움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30일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자신의 페이브북을 통해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에너지정책’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한전 민영화’가 아니냐며 우려하고 계신다"며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해 현재 한전이 독점한 전력 판매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전력시장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는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가 지난 28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과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면서 전력구매계약(PPA) 허용범위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이 독점판매하는 전력판매시장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김 후보는 "에너지신산업과 연계한 수요정책 강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전력판매시장 개방, 한전의 민영화는 국민의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인수위가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수위 발표대로라면 전기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며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인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사실상 뒤집었다. 부동산 정책,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상습적 공약 폐기’라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비난 수위를 높여갔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도 '패배한 과거의 대선 후보를 승계하겠다는 후보가 미래입니까?'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김 후보는 "'서울특별시'를 뛰어넘는 ‘경기특별도’에는 앞으로 미래를 함께할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패배한 과거의 대선 후보를 승계하겠다는 후보가 미래입니까? 아니면 새로 취임할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경기도를 이끌어갈 후보가 미래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을 수없이 실패한 민주당 정부의 경제사령탑, 서민과 약자에게 피해를 줄 ‘검수완박’에 찬성하는 전직 고위공직자는, 경기도지사의 자격이 없다"며 "경기도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중앙정부를 잘 설득해야 한다. 아직 임기가 시작되지도 않은 새 정부의 발목을 사사건건 잡는 후보는, 경기도지사의 자격이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저는)새로 출발하는 집권여당의 후보다. 밀린 경기도의 숙제 확실히 해결할 미래의 후보"라며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으로 경기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거대 양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경기도 정책 보다는 정치적인 공방을 지속하면서 유권자인 경기도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두 후보들이 경기도에 대한 공약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윤심'과 '이심'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책 선거'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정치적 대결은 김동연·김은혜 후보의 맞대결 시작과 더불어 현재까지도 매일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도민들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후보들은 없고 '윤심'과 '이심'만 있다"며 "경기도지사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변인을 뽑는 선거 같다"고 에둘러 말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